- 서평단리뷰

moonbh
- 작성일
- 2023.12.23
집단의 힘
- 글쓴이
- 박귀현 저
심심
집단의 힘
인간은 무리 짓는 본능이 있다고 유발 하라리는 말한다. 군집 생활을 하는 동물들처럼 무리 안에는 질서가 있게 마련이다. 꿀벌은 인간처럼 서로 협력하면서 집단을 성장시켜나간다. 호주의 대학에서 조직심리학을 연구하는 이 책의 지은이 박귀현은 집단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집단 안에서 다수와 소수의 영향력, 따돌림, 선입견과 차별, 갈등과 같은 집단 간에 흔히 일어나는 문제들을 심리학의 최근 연구결과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2부 10 체제다. 1부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다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수, 그리고 소외감이라는 생존본능을 살핀다. 2부, 개인의 성장과 집단의 성공을 결정짓는 조건에서는 어떤 집단이 더 똑똑할까를 비롯하여 팀워크 심리, 집단 차별을 인지하는 것이 주는 효과, 공공의 최선 등을 다룬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다수 vs 소수)
인간의 신체는 하드웨어, 집단은 소프트웨어라는 발상이 흥미롭다. 하드웨어는 변화가 어렵지만, 소프트웨어는 종류와 용도가 다양하고 필요에 따라 개발하며 이른 시간에 업그레이드해서 쓸 수 있으니. 집단심리, 내 편이라면 덮어놓고 지지하는 경향은 무리 지어 생활하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 실재하지 않는 집단이라도 사람들은 실제로 인식한다. 내집단 내 편 선호라는 불공정한 행동에서 인간들은 결코 자유롭지 못함을 깨닫게 된다. 자, 우리는 무의식적인 차별주의자일 수도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도 있다.
피해자이기도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점, 여기에 이데올로기가 덧칠해지면 편 가르기, 집단심리의 어두운 영향이, 또 메아리 방처럼 유유상종은 그들의 소리 외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 다수가 말하면 그것은 진실이다. 왜 그럴까? 이 또한 인간의 뇌가 그러하기에…. 한편으로 다수의 순기능도 있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두자.
이런 특징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 바로 팀이다. 상호보완적인 역할이 제대로 가동되면 말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게 집단[헨리 데이비드 소로스는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민 불복종>(미래와사람, 2023)에 이렇게 썼다. 다수의 힘은 그저 가장 힘이 세기 때문에 통할 뿐, 정의롭지도 양심적이지도 않다고, 그렇더라도 한편 세상을 변화시킨 소수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다. 모든 사람이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했을 때,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말한 사람,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믿었던 시대, 남녀가 동등하다고 말한 사람들,
다수는 융통성을, 소수는 원칙을 지켜야 소수로서의 존재의미를
전태일이 노동운동하는 과정에서 자본가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자본가 처지도 이해되고 그 견해도 일리가 있다면서 자신의 의견을 이리저리 바꿨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우리는 전태일의 목숨을 잃지 않고 근로기준법도 지킬 수 있었을까? 자본가가 이 사람은 꽉 막힌 사람이 아니네, 이야기가 통하겠어 하며 이야기를 들어줬을까, 전태일은 비타협 정신과 용기, 끈기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소수가 융통성을 보이는 순간,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약간의 영향력마저 없어진다. 자신이 아니면 자기 의견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에 소수는 소수일 수밖에 없다. 다수의 융통성 전형은 “똘레랑스”, “관용” 이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문으로 측정한 의사결정의 질, 보수주의 Vs 진보주의와는 상관없이, "소수 의견"의 여부에 따라 질이 달라져
정치 세계는 보수와 진보 각각의 진영이 존재한다. 우파는 기존시스템 유지, 안정화된 전통고수 때문에 새로운 사상이나 개혁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거나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그 반대다. 이렇게 집단이 가진 이념이 보수주의인지 진보주의인지에 따라 집단의 현명함이 갈릴 것인가? 참 재미난 생각이다.
권력에 관한 새로운 생각으로 <수평적 권력>을 쓴 심리학자 데버라 그룬펠드는 이념에 따라 집단의 현명함이 갈리는 것이라는 “이념 중심가설”에 대해 보수냐 진보냐는 이념이 집단의 현명함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에 소수 의견이 있는지 여부로 집단의 현명함이 갈릴 것이라는 “지위 중심가설”을 주장하면서 40년 동안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내린 판결문을 바탕으로 두 가지 가설을 실험했다. 대법관은 9명으로 종신제다. 법관의 구성이 보수주의, 진보주의 한쪽으로 쏠릴 때도 있고, 뒤섞여 있을 때도 있었다. 아무튼, 다양성과 통합성이란 측면에서 분석했다.
이념과는 상관없이 소수 의견이 있는 집단의 높은 현명함을 보인 “지위 중심가설”이 힘을 얻었다. 법관 모두가 보수, 진보진영 어느 한쪽이 전원일 때의 두 집단이 내린 의사결정의 질이 동등하게 낮았다고(이른바 집단심리가 작용), 훌륭한 판결은 진영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모든 가능성을 수렴하는 것에서 도출되는 데 이는 대법관 중 소수 의견자가 있는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소수 의견은 다수가 말하기 전에 먼저, "선제공격"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소수 의견은 늘 왜? 라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 제기와 견해, 주장을 명확히 해야만, 나중에 다수의견에 동의하게 될지라도 소수로서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꽤 중요하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결과가 아니라 계란으로 바위를 쳤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아야 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여러 책에서 집단사고의 위험성 등을 이미 많이 경고한 터라 여기서는 소수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짚어봤다. 학생부터 팀의 협업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실무자, 매 순간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조직의 리더, 지지 세력의 결집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정치인 등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많다.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위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검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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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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