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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나란 인간
글쓴이
황상민 저
푸른숲
평균
별점8.3 (36)
펭북



 



《나란 인간》은 직접 주최하였던 독서 모임에 오셨던 분이 준비한 책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의 심리를 무척 잘 정리해 놓았다는 말이 인상 깊었는데, 실제로는 시간이 지나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사고 싶은 책은 많고, 그러다 보니 늘 후 순위로 밀리기 일쑤었다가 어느 날 손에 쥘 기회가 생겼습니다.



보통은 책을 주문한 후 독서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나란 인간》은 도착하자마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내용이 궁금했고, 또 손꼽아 기다렸다는 뜻입니다. 평소 심리학을 좋아하는 만큼 이번 책 또한 나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품기도 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친 책은 딱 기대만큼 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자가 굉장히 유명한 분이었는데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학벌 보다도 그의 업적이었습니다. 저자는 오랜 연구 끝에 한국인들에게 맞춘 성격 유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실로 엄청난 업적이 아닙니까.



지금까지 성격 유형을 알려면 MBTI나 에니어그램 검사 등을 통해야 했으나 외국에서 개발된 테스트이다 보니 간혹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 전공자는 기존에 있는 심리 검사들을 국내 사례에 맞추려니 힘들 때가 많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개발한 WPI는 매우 의미 있습니다. 한국 정서에 특화된 성격 유형이라는 점은 큰 강점이지만 그렇다고 맹신해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검사의 정확도는 별개로 판단 되어야 하며 연구 자체는 의미 있을 수 있으나 MBTI를 노골적으로 비판한 점은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저자는 《나란 인간》을 통해 각 사례를 알기 쉽게 설명하였습니다. 내담자와 대화 형식으로 진행 되는 연출은 선호하지 않는 편임에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말들이 어찌나 맛깔 나던지. 책으로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상담은 결코 가볍지 않았은데, 기존 상담 방식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하며 은유적인 표현을 쓰지 않아 이런 상담도 존재하는 구나 싶어 조금 놀랐습니다. 분명 제가 아는 상담과는 판이한 진행이었습니다.



저자에게는 ‘촌철살인 셜록 황’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어디서 셜록이랑 빗대는지, 애초에 예시가 잘못 되었다고 봅니다. 셜록은 인간을 심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법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던 인물입니다. 예시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구태여 탐정을 빗대자면 마플 여사가 떠오르지만 아쉽게도 그 분은 여성입니다.



본문을 읽는 내내 끊임없이 ‘셜록 황’이라는 반복적으로 등장하오 이쯤 하면 저자가 지은 별명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울리지 않으니까 셜록 타령은 그만 좀 했으면 좋겠는데 ‘이건 이래서 아니다.’, ‘저건 저래서 아니다.’ 하면서 내담자에게 반박하는 모습 만큼은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재수 없는 그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책으로 엮으며 스토리텔링이 들어간 것인지, 실제 상담 스타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본문에 소개된 것처럼 상담을 진행한다면 한 번쯤은 대면해보고 싶은 스타일입니다. 광고한 만큼 촌철살인일지 기대도 됩니다. 저를 얼마나 부정해줄지 상상만으로도 두근두근 합니다. (변태 아닙니다.)



WPI라는 새로운 성격 유형 검사는 언뜻 보면 굉장히 그럴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가 비전공자라서 그럴 수 있는데 전공자 대상으로 물어보니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나쁜 검사냐 한다면 그것은 아닙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기존 검사만큼 다양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케이스도 부족하고 신빙성 또한 논쟁 여지가 있을 뿐 WPI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지식을 겸비한 것은 아니지만 본문을 읽으며 눈에 거슬렸던 점을 꼽아 보자면 검사를 맹신하는 저자의 태도였다.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그 부분만큼은 차마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저자는 “검사 결과가 이렇게 나왔어요. 당신은 이런 사람입니다.” 혹은 “아닙니다. 프로파일을 보면 이렇게 나와 있죠? 당신은 이런 사람이라는 뜻입니다.”라는 식의 상담을 주로 진행하였는데, 개인적으로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신과에서 심리 검사를 진행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의사와 상담사 모두에게 결과를 들었는데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의사는 딱 네 마디를 했습니다. ‘경계성 인격 장애에 해당하고 우울감이 있으며 냉소적인데다 해리 증상이 도드라진다.’ 반면 상담사는 한 시간 반에 걸쳐 제 상태를 설명해주었습니다. 갑자기 과거를 꺼낸 이유는 저자를 보면 제가 만났던 정신과 의사가 떠올라서입니다.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결과 통보’를 해주는 것처럼 보여서 예시로 들어보았습니다.



본문 속에서 저자는 검사 결과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른 관찰 없이 오롯이 검사 결과만 놓고 내담자를 대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러모로 불편했습니다. 과연 짧다면 짧은 검사지 하나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얇은 프로파일이 전부인 양 말하는 상담사를 신뢰해도 좋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지금도 해당 의문은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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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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