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24.1.8
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글쓴이
- 이준호 저
21세기북스
『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을 읽다 보면 이준호 교수의 생명과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생명 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비밀을 하나씩 밝혀가는 데 희열을 느끼는 것은 여느 생명과학자라면 마찬가지이지만, 이준호 교수는 거기에 더하여 자신이 밝혀낸 과학적 발견에서 어떻게 하면 보편적인 질문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런데 그 고민은 매우 괴로운 과정이 아니라 즐거운 과정이라는 것을 행간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연구에 대한 열정은 질문의 즐거움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노벨상을 수상했거나 그에 준하는 유명한 과학자들의 연구 내용을 곁들이고는 있지만, 책의 내용은 그와 그의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들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쁜꼬마선충에 대한 연구를 30여 년간 우직하게 해오면서 좋은 논문을 많이 발표했는데, 바로 그 성과와 도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양한 과학 소양을 지닌 대중을 상대로 한 책이니만큼 최대한 연구 내용을 쉽게 설명하려고 한 노력도 엿보이고, 그래서 다소는 연구의 과정과 결과가 단순화된 면은 없지 않다. 하지만 여기의 내용만으로도 이준호 교수의 연구 과정이 어땠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이준호 교수는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호기심과 끈기라고 밝히고 있다.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끈기로 완성하는 학문”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연구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호기심과 끈기는 생물학에서만 필요한 소양은 아니지만, 특히 생물학, 생명과학에서는 더욱 필요한 덕목이다. 여기에 한 가지, 이준호 교수는 특별히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행간을 통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덕목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논리력이 있다.
흔히 생물학, 혹은 생명과학을 흔히 암기과목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은 매우 논리적인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미 밝혀진 것을 읽고 외우는 것은 절대 과학이 아니다. 이미 밝혀진 것을 익히는 이유는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은 논리적이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방법을 가지고 실험해야 하며,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이 작은 책에서도 이준호 교수의 연구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를 보면 매우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그 질문에 한 답을 찾기 위해, 그리고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과학, 특히 생명과학에 대해 배우고자 한다면 이런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독립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