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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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글쓴이
김승섭 저
동아시아
평균
별점8.4 (83)
꿈에 날개를 달자

나이들면서 고민하게 되는 건 만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나는. 개인주의를 엄청사랑하는 사람이다. 개인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개인의 존재와 가치가 국가와 사회 등의 집단보다 우선이라 생각하며, 개인을 중심에 두고 모든 것을 규정하고 판단하는 사상, 사고방식, 가치관, 신념, 태도, 기질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적 의미처럼 나는 집단보다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혼자인 시간을 좋아하고 혼자서도 뭔가를 잘하며 혼자서 뭔가를 할 때 방해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주지도 받지도 말자라는 생각이 강하고 누군가의 호의를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받았으면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피곤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이런 내가, 지극히 혼자인 나를 좋아하는 내가, 요즘 다양한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지만 혹 어딘가에서 차별받고 고통받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누가 그랬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나이 먹는 증거라고. 맞는 것 같다. , 이외의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차원에서였을까? 아니면 제목이 주는 울림 때문이었을까? 예전 같으면 전혀 끌리지 않았을 제목의 책.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내 고통에 허우적거리는 내가, 타인의 고통까지 알아야 해? 분명 젊은 나는 이렇게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좀 다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차별도 고통도 없었으면 하는 생각. 그래서 우리 같은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 변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런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모두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2장 지워진 존재, 응답받지 못하는 고통, 3장 한국사회의 주삿바늘은 무엇인가, 4장 우리의 삶은 당신의 상상보다 복잡하다. 이렇게 되어 있다, 흑인, 여성, 성소수자, 한국의 난민수용 논란, 인종차별, 화장실로 살펴보는 차별, 용기를 낸 사회적 약자가 겪는 또 다른 고통, 에이즈에 대한 인식 등. 우리가 뉴스나 신문을 통해 봤던 다양한 차별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생각보다 우리가 가진 편견이 많고 깊다는 것에 놀랍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일 수 있다는 것에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부분이다. 에이즈 환자와 이웃으로 지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스웨덴 사람은 6.1%, 미국 사람은 13.9%가 에이즈 환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응답에서 한국 사람은 88.1%가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대답을 했다. 이 포인트에서 나 역시 한동안 생각해 봤다. 이웃으로 에이즈 환자를 받아들고 싶은가에 대해. 겉으로는 그럴 수 있어 세상이 달라져서 약을 잘 먹으면 아무 문제 없어.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저 깊은 나의 내면도 그렇게 답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아니, 이웃으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처음 에이즈 환자에 관한 뉴스를 봤을 때는 충격이었다. 1980년대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나도 어렸으니까 더 그랬을 것이다. 에이즈에 걸리면 절반 가까운 사람이 2년 안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 어떤 약도 효과가 없어서 환자가 사망하는 모습을 의료진이 그냥 보고만 있어야 했던 시절. ‘걸리면 죽는다. 동성애나 무분별한 성관계로 옮는다.’ 이런 식의 뉴스였고 충격이 컸기에 지금도 에이즈라고 하면 무섭다. 하지만 지금은 1980년대와는 다른 질병이 되었다고 한다. 원인 바이러스를 밝혀냈고, 병의 진전을 막는 치료 약을 개발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스무 살에 에이즈에 감염된 이가, 평균 일흔 살까지 살 수 있게 된 경우도 많다고 한다.



 



책을 나름 많이 읽는다고 하면서도 열린 사고를 갖는 건 쉽지 않다. 이래서 나는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하고 고민해야 하고 생각해야 하고 달라져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혹 나도 누군가에게 혐오나 차별의 눈빛을 보낸 것은 아닌지,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 것은 아닌데 내 기준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세상 모든 고통 중에 지금 현재 나의 고통이 제일 크다고 말한다. 타인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고통을 끌어안고 산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것일까?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도 아니다. 나는 대담하는 형태의 대화체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이 많다. 그래도 내가 끝까지 읽은 이유는 내가 타인의 고통에 어떻게 응답할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한 개인의 몸 안에 있는 고통, 슬픔이라고 하는 것들이 사회적 고통이 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고통에 누군가가 응답하기 시작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 응답을 잘해 낼수록, 많은 사람이 함께 할수록 그 고통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고요. (중략) 사람들은 고통에 공감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보고 싶어하고, 이 사건을 통해 나아가고 있는 걸 보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있거든요.’ (309~310) 사실 타인의 고통을 오래 보고 있으면 내가 그 슬픔에 눌리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알 것 같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더 나은 공동체가 되기 위한 유연한 마음. 그 마음을 유지하고 넓혀나가는 것. 이게 내가 내 방식대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책으로 내 생각의 유연함을 넓혀 나갈지.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는 건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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