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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 작성일
- 2024.2.16
냉정과 열정 사이 Blu
- 글쓴이
- 츠지 히토나리 저
소담출판사
사랑 이야기는 늘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바로 그 사랑 이야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냉정과 열정사이》 가 출간 24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가 나왔어요.
아오이와 쥰세이의 사랑과 이별 이후 재회까지 실제 연애 편지를 주고 받듯이 써내려간 로맨스 소설이라 당시 굉장한 인기를 누린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로도 제작되었기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다들 기억하는 작품일 거예요. 세월이 흐른 지금, 2024년 다시 읽는 러브 스토리가 여전히 심장을 뛰게 만드네요. 그만큼 남녀 관계, 연애, 사랑은 뜨거운 관심을 일으키는 주제인 것 같아요.
《냉정과 열정사이 Blu》 는 츠지 히토나리 작가님이 쓴 쥰세이의 이야기예요.
소설 속 쥰세이의 직업은 상처투성이 명화를 원래 상태로 복원시키는 복원사라는 건 꽤나 의미심장하지요. 푸르게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을 그리고 싶어했던 그가 화가의 꿈을 포기했을 때 아오이도 떠나버렸어요. 아오이와 처음 만났던 곳도 마지막으로 데이트했던 곳도 모두 미술관이었어요. 쥰셰이는 복원사의 길로 들어선 건 그림에 소질이 없거나 그릴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었어요.
"복원 일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돌이키는, 세계에서 유일한 직업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직업······." (20p)
아오이와 헤어진 뒤 그의 곁엔 새로운 연인 메미가 있지만 쥰세이는 아오이를 잊지 못하고 있고, 그 감정을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아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그럴 거면 차라리 혼자 지냈어야지, 메미가 아무리 좋다고 달려들어도 딱 잘라 끊었어야 했다고요. 쥰세이의 솔직함이 메미의 입장에선 엄청 큰 상처였을 거예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이 너무 안타깝네요. 쥰세이의 이야기는 과거의 연인과 현재의 연인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자의 복잡미묘한 심정을 엿볼 수 있어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걸 누구를 탓하겠어요.
"지금도 아오이를 잊지 못하는 거지?"
"우린 다신 만날 수 없어. 다시는 사랑을 나눌 수 없는 거야. 그럼 됐잖아."
"그렇지만 쥰세이의 마음속에는 틀림없이 아오이가 있는 거잖아."
"있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겠니."
"있긴 있는 거지?" (157p)
아오이와 쥰세이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컸기에 이토록 이별의 아픔이 오래 가는 건지,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어쩐지 알 것 같기도 해요.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사람의 마음도 그런 것 같아요. 푸른 하늘만 그리는 화가, 아니 화가라기보다는 하늘만 그리는 그림쟁이가 되고 싶었던 쥰세이는 자신의 진짜 마음을 잘 몰랐고, 그녀의 마음도 모르면서 오해했던 거예요. 헤어질 수 없다는 걸 이별한 후에 깨달았고 후회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받아들였던 거예요. 그럼에도 두 사람에겐 비밀과도 같은 약속이 남아 있었고, 운명과도 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츠지 히토나리 작가님의 말처럼 "냉정과 열정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랑과 고독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244p) 라는 질문을 되뇌이게 되네요.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답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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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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