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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상소소혜
- 작성일
- 2024.2.20
별빛 창창
- 글쓴이
- 설재인 저
밝은세상
내 이름은 곽용호다. 용과 호랑이.
(…) 나는 자주 생각했다.
태어나서부터 선천적으로 탑재한 정체성을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정당했고,
'잘 나간'적 역시 결코 없으며
그마저도 가파르게 쭉쭉 떨어지고 있는
그런 형태의 가여운 삶 말이다. (pp.7-8)
이름 세 글자를 빼면 무채색이었던 이가
새롭게 써내려간 총천연색 인생 풀이-
『별빛 창창』은
거창한 이름을 빼고는 아무 색채가 없는
스물아홉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한국소설이다.
늘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은 현실.
삶에 대한 부담감과 패배감으로 하루를 버텨내지만
자신을 마주하며 기어코 앞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그려낸다.
여기 둘러앉은 이들이 육십 년 넘게 각자 아등바등 살아온
지난한 세월의 기억은 이제 막 출발하였으므로,
그것을 누군가 수신하여 돌아볼 즈음엔
이들 자신은 이미 새로운 역사로
가득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각자 별과 같지 않을까.
머리 위에 박힌 별빛도
몇 만 년 전의. 아득한 발현이 이제야 막 도착한 셈이니,
지금 막 이 땅 위에서 지각하는 별의 기억은
지금 천천히 돌고 있는 별의 생명과 삶에는
하등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p.310)
태어나기 전부터 이런 삶을 살거라 규정되고
삶에 대한 부담감과 실패를 거듭하며
오롯이 혼자 감당하는 이들의
인정 욕구는 어디서 채울 수 있을까-
책 『별빛 창창』에서는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보듬고
곁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마냥 젊은 이십 대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라있을 듯한 나이인
스물아홉을 설정한 건 작가의 의도였을까.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2030의
꼬질꼬질했던 나의 암흑기의 이야기 같고
창창하고 싶은 현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엄마의 부재'로 이끄는 전개는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이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더 마음이 아려온다.
지금이 지나면 무조건 나아질 거라는
확언이나 긍정이 아니라 더 현실적으로 와닿지만
그럼에도 별빛을 함께 바라보는 동행을 담아
다정함을 남겨놓은 작가의 마음으로
함께 꿈꾸는 것들을 바라보게 하는 소설-
당신의 태몽은 무엇이었을까.
태몽과 이름 그리고 세상에 의해 규정된 자신보다
스스로 선택한 색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물들여가는
이들의 행보에 '괜찮아'라는 위로와
함께해보자는 응원을 건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
https://blog.naver.com/lemontree17/223359100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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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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