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4.2.23
헌치백
- 글쓴이
- 이치카와 사오 저
허블
정상과 비정상의 범위. 장애와 비장애인의 범위. 내 주변엔 장애인이 없어서 그들의 삶에 대해 잘 모른다. 막연하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고,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이론적인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활동하기에 편안한 세상은 아닌 것 같다.
Hunchback. 척추 장애인(꼽추). 짧은 소설 속 주인공 이자와 샤카는 자신을 가리켜 ‘헌치백 괴물’이라 칭한다. 소설 속 주인공 이자와 샤카와 이 책의 작가 이치카와 사오의 캐릭터는 겹쳐진다. 소설 속 주인공도 이 책의 작가도 모두 중증 장애인. 중증 장애인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소설을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증 척추 장애와 이 장애의 발생 요인인 ‘근세관성 근병증’. 종일 5평 남짓 좁은 방에서 누워 글을 쓰는 작가. 그리고 주인공 샤카. 샤카는 창부가 되고 싶고 임신과 중절을 하고 싶다 말한다.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덕분에 일할 필요가 없지만 샤카는 성인 소설과 양산형 기사를 써서 돈을 번다. 그리고 그 돈은 전부 불우이웃에게 기부한다. 이런 샤카는 왜 막대한 재산을 이용해 남성 간병인의 몸을 사 임신을 시도하는 것일까?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선 식사와 목욕, 연애, 섹스도 불가능한 장애인 여성. 이런 여성 샤카는 왜 임신을, 중절을 하고 싶은 것일까?
이런 소설이 불편하다고 말하면 나도 선입견이 있는,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옛날 사람에 속하는 것일까? 그들의 삶을, 인생을 전혀 알지 못하니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럴 수도 있겠구나’ 상상하지만, 오로지 100% 이해하는 건 아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장애인 여성이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나와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파격적이기도 하고, 작가의 생각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게 내 입장에서는 난해한 기분도 들었지만 다양한 책을 만나는 건 즐거운 일.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에 빛나는 짧지만 강렬한 책. 그러나 나랑은 맞지 않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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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