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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 작성일
- 2024.2.28
일인칭 가난
- 글쓴이
- 안온 저
마티
책 읽는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
밑줄을 못 그었다. (그었다면 이 책 전체가 까매졌을 거다)
책 귀퉁이를 못 접었다. (접었다면 이 책 엄청 두꺼워졌을 거다)
플래그도 못 붙였다. (붙였더라도 원하는 페이지 못 찾았을 거다. 책 전체에 붙여서)
필사 안 했다. (그냥 책 전체를 베껴 쓰는 수준이었을 거다)
그럼 뭐 했냐고?
울었다. 펑펑 울었다.
울다가 덮고, 울다가 덮느라 오래 읽었다.
"내 가난은 뱀딸기 같다. 길모퉁이에서 발견해도 아무도 손을 뻗지 않는, 그런 주제에 빨갛고 통통해서 힐끔거리게 되는. 좀 따서 가져가실래요? 권할 수도 없어서 나와 엄마가 서로의 입에 넣어주었던 그런." (9페이지)
프롤로그 첫 문단이다.
"나의 가난이 과거형이 된다 해도 우리의 가난은 진행형이기에, 이 책은 일인칭으로 쓰였으나 일인분짜리는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 썼다." (10페이지)
프롤로그 마지막 문장이다.
'나와 엄마가 서로의 입에 넣어주었던'에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만 열 번은 다시 읽었다.
나는 오늘부터 『일인칭 가난』의 홍보대사다.
다가올 연휴 동안 무얼 할까 고민하시는 분들.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사셔라.
눈물이 한 번 나오면 수습이 안 된다. 그러니까 꼭 집에서 읽으셔라.
그러면 여러분은 그날부터 저처럼 이 책의 홍보대사가 될 거다.
다른 분께 권하고, 그분이 읽고 또 다른 분께 권하고. 그렇게 널리 널리 읽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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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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