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라는 눈길을 끄는 한국어 제목 뒤에 숨겨진 독일어 원본 제목이 궁금했다. “Dramaqueen”이라는 제목과 부제 “Frauen zwischen Beurteilung and Verurteilung”즉 ‘판단, 비판과 비난 사이의 여성들’로 출간되었다. 여성 외부 시각과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직관적이고 매력적인 한국어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작은 문제에 호들갑 떠는 사람을 의미하는 ‘드라마퀸’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는 통용되지 않기에 약간 변화를 주지 않았을까?
 글쓴이는 내면화된 여성혐오, 미디어 속 천편일률 여성상, 여성의 감정을 깎아내리던 사회,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는 성차별을 차분하게 지적한다. 어려운 단어로 복잡하게 말하지 않는다. 은연중에 여성혐오를 저지르던 자신의 행동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니 정신 차리자고 하기도 하고, 얼척 없는 여성혐오 사건을 보여주며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대중 매체와 사회 트렌드를 복기하며 자신과 사회가 여성혐오에 빠져 살아온 이유를 분석하기도 한다.  
 작가가 잠깐 언급한 세간의 “남자는 나이가 들면 섹시하지만 여자는... 그냥 늙은 거라고들 말하니까.” 문장을 보고 나처럼 ‘미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우선 든다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비판과 통찰에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뭔가 문제임이 틀림없음을 느꼈지만 정확히 왜 그런 것인지 알고 싶다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보다 이 책을 제발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소지니? 여성혐오? 그냥 뭔지 모르겠고, 내 알바 아니다, 알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읽히고 싶다.

 오랜만에 책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이 글은 프런트페이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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