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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러닝
글쓴이
이민경 저
마름모
평균
별점9.1 (9)
greenboy36


책에 나오는 ‘용꼬리반’의 이야기를 읽다가, 추억이 소환됐다. 바야흐로(말투 왜이럼ㅋ) 2009년 봄,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때였다. 외국인 유학생(교환학생 포함)은 일본어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다. 수준을 나눠 수업을 진행했기에, 일본어 수업 전 진행된 반 편성 고사. 나는 이 시험에서 34점을 받았다. 50점 만점이면 좋겠지만, 100점 만점. 최하위 반으로 배정될 것이 뻔했지만, 일본어교실을 담당하시는 교수님이 나를 불러 물었다. 



“현우상, 시험에 나온 지문들, 읽을 순 있었지요?”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문으로 나온 신문기사들이 무슨 말을 하는 기사인지는 알았으나, 문법이나 단어를 묻는 문제는 몰랐던 상황.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일본어를 처음 시작한 중학교 3학년 연합고사 이후부터 일본에 교환학생을 가기까지 단 한 번도 ‘시험을 위한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회화가 즐거웠댜. 단어를 외울 때는, 꼭 그 단어를 10번 이상 일부러 써가며 말을 했다. 그럼에도 시험을 쳐 본 적이 없기에 내 실력에 대한 명확한 자료나 근거가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친 일본어 관련 시험이 일본에서 친 일본어 교실 반편성 고사라니. 


최상위 반에 배정된 것은, 나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다소 황당한 결과였다. 시험 지문을 읽었다고, 최상위 반에 배정된 것은 아닐텐데, 하는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 반을 바꿀 수는 없는 상태에서 수업은 휘몰아쳤다. 소용돌이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든 건 일본어수업의 탈을 쓴 ’일본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뇌사의 역사, 일본 그림의 역사, 일본사 등이 수업 내용으로 다루어졌다. 이런 걸 왜 일본어수업에서 배우지? 라는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면, 중국인, 캐나다인, 라오스인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은 그것들을 다 이해하는 듯 했다. 


매주 치는 시험에서, 나는 항상 꼴찌였다. 하지만 지속되진 않았다. 한 학기의 일본어 수업을 마치고, 내가 최종적으로 받은 점수는 96점. 일본어 수업 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수업들도 들어야 했기에 바쁜 한 학기를 보내고 얻은 성과로선 최고의 성과였다. 일본어 선생님들은, 나를 따로 불러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학생‘이었다고 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는 내 실력의 수준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배워야 하는구나.“ 


그게, 이 책에서 말하는 ’용꼬리‘ 즉 뱀의 머리가 아니라 ’용의 꼬리도 용이다’ 라는 뜻이라는 걸 내 추억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적은게 아까워서 그래도 올려야지ㅋ) 



게릴라 러닝. 흥미를 기반으로 하지만, 자신의 최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학습법. 외국어(외국어 뿐만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외국어-프랑스어-를 대상으로 서술되어 있다)를 배우는데 있어 문법을 먼저 배워 포기를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먼저 배우고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뒤, 도전할 수 없었을 시험에 도전하게 함으로써 능력의 최대치를 달성시키는 학습법. 



얼핏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는, 학습법 안내서처럼 보이는 책이지만 읽다보면 그런 느낌보다는 ’흥미를 갖고 배운다는 것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책임과 동시에 ’배움의 죄책감‘을 덜어내어주는 책이었다. 



만끽하기, 스스로를 즐겁게 하기. 이 두 단어는 작가의 어머니가 작가에게 한 말이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일상을 살면서 ’만끽했다!‘ 라고 느낀 적이 최근에 몇 번이나 있는가. 나는 잘 없다. ’만끽‘이라는 단어를 외국어 학습에, 사업에, 아니면 또 다른 분야에 적용하면 왜 안되는가, 나도 항변하고 싶고 이 책의 작가인 이민경 작가는 실천으로 증명하고 있다. 


내가 많이 듣는 말, 듣던 말, 들을 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라는 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옳은 말도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차근차근 서술해준다. (내가 다 적으면, 책을 안읽을테니ㅋ)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책읽기’도 사회적으로 다소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권을 읽기 시작하면 완독하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 왜? 도대체 왜? 완독의 목표가 없어야 책 읽기가 부담이 없어지고, 그때그때 흥미는 바뀔 수 있는데, 책은 왜 다양하게 동시에 읽으면 안되는가, 하는 발상도 들었던 책이다. 


길게 적었다. 미안하고 고맙다. 눈을 혹사시켜 미안하고, 읽어줘서 감사함ㅋ 


당장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는 부분들이 있긴 한 ‘게릴라 러닝’이라고 생각한다. (읽어보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는 메시지,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느꼈다. 


마름모출판사로부터 책은 받았구요, 금전적인 이익은 받았으면 좋겠는데 안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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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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