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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1. 문학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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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글쓴이
소서림 저
해피북스투유
평균
별점9.1 (120)
나날이

책을 구입해 놓고 책장에 꽂혀 있었던 시간이 길었다. 처음엔 쉽게 읽힐 것이라 생각해 시작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미궁으로 빠져들고 눈의 피로를 느끼면서 서가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책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 소설은 특히 연결하지 않으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은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읽기에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다. 읽고 중단했다가 다시 읽을 때는 앞부분을 다시 읽으며 기억을 재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재생해 읽어도 연결이 잘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용이 제목에서처럼 환상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이며 계산적인, 이해를 선호하는 나의 입장에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내용이었다. 판타지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서로의 관계를 연결하기가 많이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 듯하다. 특히 나에게는 말이다. 읽다가 멈추다가 읽다가 멈추는 것을 반복하며, 2개월 정도 이 책을 옆에 두었던 듯하다. 하지만 어느 선을 지나니 또 빠르게 읽히는 맛은 있었다. 그때는 전체적인 내용들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던 듯하다.


초인적인 소재들이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신의 이야기도 있고 윤회의 이야기도 있다. 생명의 수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연장되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이 서로 어울려 관계를 맺으면서 줄거리를 이루어가고 있다. 역사가 있는가 하면, 영적인 존재와 육적인 존재가 함께 존재하면서 관계를 맺어가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면서 그들을 연결하는 신비로운 도구들도 제시된다. 시간과 공간, 사물과 정신적인 연결 등이 놀랍게 구조화되어 있다.


저자의 상상력이 놀랍다. 거대한 구성물을 설정해 두고 환상서점이라는 미지의 공간을 만들어 연결하고 있다. 그 곳에서는 책을 읽는다는 현실적인 관계 설정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간다. 오랜 세월 전에 서로 관계를 맺었고, 그러면서 남자는 생명을 연장하는 특별한 기회를 부여받게 되면서 오래 지상에 머문다. 그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과는 관련이 맺어질 수 있는 인물이 되지 않는다. 과거와 그 과거의 환생을 통해 현실적인 관계를 맺어간다. 그들 사이에 만남과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미묘한 감정의 교류도 있게 된다. 그렇게 미궁의 이야기들이 서로 관련을 맺어간다.


남자는 기가 막혔다. 신이라는 것들이 이렇게 멍청한가? 고작 새 신발과 술 좀 대접받았기로서니 사람 수명을 이리저리 바꾼단 말인가? 그는 여태껏 운명이란 인간의 힘으로 거역할 수 없는 힘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책엔 그렇지 않다고 적혀있었다. 게다가 방법도 아주 간단하고, 쉬웠다. ( p183)


남자가 지상에 오래 머무는 상황을 얘기해 주고 있는 부분이다. 저승사자와 교류를 통해 그의 미진한 부분을 파고들어 자신의 생에 의지를 가한다. 그것은 인간이 신이 되게 하는 길이다. 이처럼 이야기는 신비롭게 설정되어 있다. 신도 인간화하고 인간도 신격화시키면서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비가시적인 얘기들이 독자들의 가슴께까지는 쉽게 다가가지 않을 듯하다. 단지 머리로 따질 수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에 취하면서 저자의 상상력 속에 머물 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요즘 드라마에서 시대를 거슬러 사랑을 나누는 얘기들이 많이 보인다. 현대의 사람이 조선 시대로 가서 그들과 함께 살면서 행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도 있다. 고시대의 사람이 현대로 와서 현대인들 속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다루고 있는 얘기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시대를 잘 조명해야 한다. 두 시대를 함께 마음에 넣고, 그려나가는 내용의 추이를 살펴야 한다. 읽기가 난감한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럴 때는 저자의 의식 속에서 머무는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렇게 작가의 의식, 상상력 속에 머물며 따라가는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렇구나! 그래!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상상력의 풍부함에 감탄을 하면서 등장하며 존재하는 인물들의 연결에 놀라워하면서 지켜보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상상력의 확대가 우리들의 삶에 무슨 의미를 지닐까 생각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설이 가져다주는 것이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 등이라면 이 책은 흥미로운 세계에 머물면서 기이함을 느끼는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완전한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 여인은 환생을 거듭하며 그를 만나러 올 것이고, 남자는 영원히 살며 외딴 서점에서 그녀를 기다릴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험난하고 위태로우며 가변적이다. 굳이 말하자면 비극에 가까웠다.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었다. (p282)


이야기의 대강이 잘 정리된 부분이다. 이 줄거리를 가장 간명하게 정리한 단락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글 전체적인 내용이 정리가 되었으니까! 애틋함과 안타까움, 죽음과 두려움 등이 서로 잘 조응되면서 펼쳐진다. 환생하는 자는 과거를 알 수가 없다. 신적인 존재는 모든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발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생한 자의 옆에서 지켜주면서 그녀가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수뿐이다. 그것을 이끌어내기 위해 서점이라는 장소를 사용하고,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방법이 사용된다. 그렇게 시대를 뛰어넘어 그들과 관계가 연결되고 있다.


환상적인 서점, 찾아가고 만나고 하는 일이 신비롭게 이루어진다. 쉽게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과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인 듯하다. 사후 영혼을 몸으로 가져온 존재를 만나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을 생각해보면 서점을 찾아가는 일을 조금은 인지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기에 작가도 환상이란 말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얘기는 허황하다. 도저히 개연성으로 얘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읽고 난 뒤에 난 허허로움을 얻기도 했다. 흥미도 흥미지만 그것도 독자인 나와 관련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나는 참 읽기가 어려웠다. 정말 쉽지 않았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내 눈의 피로감 때문이다.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읽지 못하는 능력 때문에 책의 내용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내용의 신비로움 때문이다. 상상하여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가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가슴으로는 수용해도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연결하라고 하니 마음에 부담이 많이 되었던 모양이다. 내 눈이 좋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이 책이 어떻게 다가올까 궁금해진다.


초월적인 존재와 인생을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과 관련해 원초적인 아픔을 지닌 존재다. 이 이야기는 그런 내용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 환생과 사랑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문제를 다루면서 죽음을 친밀하게 만들어나간다. 그 친밀함은 두려움이 아니라 일상이며,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그러면서 구원의 문제를 스스로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아프지만 아프지 않게 하고 슬프지만 이겨나갈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세미한 줄거리가 그리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중심에 서점이 있고 그 서점에서 사람들의 만남이 있으며, 그들의 소통 방법이 책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 이야기가 서로의 관계를 조각해나가며,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상상력의 크기 속에 머물러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 또한 읽을거리로 만나볼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깊은 인간의 내면을 드려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이 현실이든 비현실이든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세상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고 작가는 자신의 특별한 세계를 그려주고 있으니까? 우리는 우리의 방법대로 이야기를 가슴에 두면 될 것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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