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소설

컬러코드
- 작성일
- 2024.4.9
그럼에도 육아
- 글쓴이
- 정지우 저
한겨레출판
이 책은 정지우 작가님의 에세이다. 이번에 세 번째 읽게 되는 작가님의 에세이인데 지금까지 늘 많은 인상을 주었다. 첫 번째 책으로 글쓰는 삶을 가진 이들의 희노애락을, 두 번째 책으로 인스타그램이라는 SNS 공간에서의 사회를 느꼈다. 에세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읽는 것이 아닌 사회 현상과 맞물려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신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망설일 것도 없이 읽게 되었다.
이번 에세이의 주제는 '육아'이다. 작가님께서는 계획을 가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자녀가 생겼다고 한다. 당시에 법조인으로서의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중이어서 안정된 직업이 아니었다. 배우자분께서 육아 휴직이 끝난 이후 서울로 먼저 올라가게 되었을 때에는 혼자 시험을 준비하면서 양육했고, 그 과정에서 울었던 적도 많다고 말한다. 자녀 양육을 하면서 생각했던 지점, 그리고 배웠던 것들, 출산과 양육을 원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작가님의 관점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들을 접하기도 했고, 브런치 글들을 종종 읽었던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문체나 이야기는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어렵지 않았기에 퇴근 이후 라디오를 들으면서 두 시간 정도에 모두 완독할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자녀 양육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야기와 함께 드러난다는 점에서 너무 만족스러웠던 글이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전작 에세이는 나름 관심이 있거나 연관이 있는 주제이다 보니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육아 주제로 나눈 이 이야기들은 가장 거리가 먼 소재라는 점에서 그렇다. 아직 미혼일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결혼 생각이 없는 편이기도 하다. 만약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난다면 결혼할 수도 있겠지만 자녀를 출산할 계획은 없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 이 세상에 누군가를 키울 수 있는 책임감의 무게를 견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작가님의 글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결혼 적령기를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매체에서도 결혼과 출산, 육아를 장려하는데 오히려 이 책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자녀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것과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기쁨의 방식이 있기에 꼭 아이를 낳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모두가 새로운 생명을 원하고 있는 이 시대에서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작가님의 말씀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연고가 없는 도시에서 양육하시는 점이나 그동안 육아와 전업을 놓치지 않고 노력해 오셨던 점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지만 언급했던 것처럼 미혼이기에 온전히 공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힘들지만 아이들을 보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던 동생과 친한 선배의 한마디가 어렴풋이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먼 미래에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온전히 마음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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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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