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서재 2024

책읽는호르데아리
- 작성일
- 2024.4.12
벌거벗은 정신력
- 글쓴이
- 요한 하리 저
쌤앤파커스
이 책은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유명한 작가의 책이다. 작년에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었다. 이 책은 국내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며 한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의 상황을 마주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단순히 조사한 내용을 책으로 낸 것이 아니다. 자신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이 책 <벌거벗은 정신력>은 전작과 유사한 괘도를 따르고 있다.
단, 이 책은 2018년에 저자가 집필한 책으로 국내에서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우울증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도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우울증,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를 만나고 자료를 찾은 결과다. 이 책의 원제는 'Lost connections'이다. 작년에 인기를 얻은 '도둑맞은 집중력'을 의식하고 이 책의 제목을 벌거벗은 정신력으로 정한 것이리라. 그러나 현대인의 불안감, 우울감, 스트레스가 정신력의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정신력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문제가 아닐까. 정신은 왠지 이성의 영역이고 감정과 느낌은 그 반대편이라는 인상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정신력이라고 하는 것은 또한 의지력을 연상시킨다. 내가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벌거벗었다는 표현도 뭔가 어색했다. 벌거벗었다는 것은 '수치스럽다'를 연상시킨다. 책의 제목을 곱씹을수록 어색함과 괴리감을 느꼈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책의 서두에서부터 몰입한 나자신을 발견했다. 베트남에서 사과를 먹고 탈수, 설사와 구토를 하며 생사의 위기를 넘기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를 집중시킨다.
저자는 태어난 후 30년 동안 우울과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20세까지는 나약한 정신력이 원인이며 그 이후 10년 간은 우울한 감정은 뇌가 고장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울해지고 불안한 것은 그저 머리 속의 상상과 허구라는 것을 굳게 믿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머리 속에서 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종종 우울하고 무기력함을 느낀다. 저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불안하고 허무함을 느끼고 벗어나 보려고 하지만 체념하기도 한다. 현대의 우리는 하루 중 기분 좋은 시간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자주, 많이 느끼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머리나 정신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1970년대 신경과학자 존 카치오포의 연구 결과가 소개했다. 카치오포는 외로움을 느낄 때 코르티솔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외로움이 극심할 경우는 육체적으로 공격을 당할 때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깊은 외로움은 낯선 이에게 주먹으로 맞은 것 만큼이나 큰 스트레스를 준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인간 관계가 좋은 사람들보다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3배 높았다. 그들은 암과 심장병 등의 많은 질병에서도 더 위험했다. 심지어 먼저 사망할 가능성은 2, 3배 더 높게 나타났다. 카치오포는 외로움이 우울과 불안을 일으킨다고 결론 내렸다. 외로움을 느끼면 그 후에 절망감과 깊은 슬픔, 우울함이 뒤따라 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겪은 정신적인 외상으로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폭행이나 성적 학대를 받거나 방치된 경험은 인간을 불안하게 한다. 그런 경험들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마음 속 깊이 봉인하기 마련이다. 상처 받은 마음은 굴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자아 존중감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상처는 서서히 치유될 수 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무가치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굴욕감과 수치심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1970년대에 '보편적 기본 소득'을 어느 마을에 시범적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폈다. 그 복지 정책은 3년 만에 취소되었다. 주민들에게는 연간 2만 달러가 기본 소득으로 지급되었다. 그 기간 동안 주민들은 우울과 불안감을 덜 느꼈다. 가난할수록 앞날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많다. 우울하거나 불안하기 쉽다. 생계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의 돈이 지급되는 동안 마을의 불평등이 감소되었다.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되었고 안전함을 느꼈다. 기본 소득이 항우울제로 작용한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행복감도 늘어난다. 연구 결과에 따라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연소득 7만 달러 정도까지는 행복감은 수입에 비례한다. 우리가 돈을 더 많이 벌기를 원하는 것도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 이유도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외로우면 스트레스를 받을까. 인류는 진화 과정의 대부분을 수렵 채집 생활을 하는 집단에 소속되어 살았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혼자 남겨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메세지가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외로움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도록 만드는 경보 장치인 셈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자연과 연결되어야 행복할 수 있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의미 없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나라는 존재를 인정받을 때 더 안전함을 느낀다. 살아 있음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벌거 벗은'이라고 한 것은 우리가 외로움에 취약한 상태임을 강조하고 싶어서 라고 생각한다.
#Lost connections, #요한 하리, #외로움, #불안, #우울, #보편적 기본 소득, #존 카치오포, #번역 김문주, #쌤앤파커스
단, 이 책은 2018년에 저자가 집필한 책으로 국내에서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우울증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도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우울증,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를 만나고 자료를 찾은 결과다. 이 책의 원제는 'Lost connections'이다. 작년에 인기를 얻은 '도둑맞은 집중력'을 의식하고 이 책의 제목을 벌거벗은 정신력으로 정한 것이리라. 그러나 현대인의 불안감, 우울감, 스트레스가 정신력의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정신력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문제가 아닐까. 정신은 왠지 이성의 영역이고 감정과 느낌은 그 반대편이라는 인상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정신력이라고 하는 것은 또한 의지력을 연상시킨다. 내가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벌거벗었다는 표현도 뭔가 어색했다. 벌거벗었다는 것은 '수치스럽다'를 연상시킨다. 책의 제목을 곱씹을수록 어색함과 괴리감을 느꼈다. 그러나 제목과는 달리 책의 서두에서부터 몰입한 나자신을 발견했다. 베트남에서 사과를 먹고 탈수, 설사와 구토를 하며 생사의 위기를 넘기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를 집중시킨다.
저자는 태어난 후 30년 동안 우울과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20세까지는 나약한 정신력이 원인이며 그 이후 10년 간은 우울한 감정은 뇌가 고장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울해지고 불안한 것은 그저 머리 속의 상상과 허구라는 것을 굳게 믿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머리 속에서 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종종 우울하고 무기력함을 느낀다. 저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불안하고 허무함을 느끼고 벗어나 보려고 하지만 체념하기도 한다. 현대의 우리는 하루 중 기분 좋은 시간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자주, 많이 느끼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머리나 정신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1970년대 신경과학자 존 카치오포의 연구 결과가 소개했다. 카치오포는 외로움을 느낄 때 코르티솔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외로움이 극심할 경우는 육체적으로 공격을 당할 때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깊은 외로움은 낯선 이에게 주먹으로 맞은 것 만큼이나 큰 스트레스를 준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인간 관계가 좋은 사람들보다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3배 높았다. 그들은 암과 심장병 등의 많은 질병에서도 더 위험했다. 심지어 먼저 사망할 가능성은 2, 3배 더 높게 나타났다. 카치오포는 외로움이 우울과 불안을 일으킨다고 결론 내렸다. 외로움을 느끼면 그 후에 절망감과 깊은 슬픔, 우울함이 뒤따라 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겪은 정신적인 외상으로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폭행이나 성적 학대를 받거나 방치된 경험은 인간을 불안하게 한다. 그런 경험들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마음 속 깊이 봉인하기 마련이다. 상처 받은 마음은 굴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자아 존중감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상처는 서서히 치유될 수 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무가치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굴욕감과 수치심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1970년대에 '보편적 기본 소득'을 어느 마을에 시범적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폈다. 그 복지 정책은 3년 만에 취소되었다. 주민들에게는 연간 2만 달러가 기본 소득으로 지급되었다. 그 기간 동안 주민들은 우울과 불안감을 덜 느꼈다. 가난할수록 앞날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많다. 우울하거나 불안하기 쉽다. 생계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의 돈이 지급되는 동안 마을의 불평등이 감소되었다.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되었고 안전함을 느꼈다. 기본 소득이 항우울제로 작용한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행복감도 늘어난다. 연구 결과에 따라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연소득 7만 달러 정도까지는 행복감은 수입에 비례한다. 우리가 돈을 더 많이 벌기를 원하는 것도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 이유도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외로우면 스트레스를 받을까. 인류는 진화 과정의 대부분을 수렵 채집 생활을 하는 집단에 소속되어 살았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혼자 남겨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메세지가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외로움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도록 만드는 경보 장치인 셈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자연과 연결되어야 행복할 수 있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의미 없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나라는 존재를 인정받을 때 더 안전함을 느낀다. 살아 있음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벌거 벗은'이라고 한 것은 우리가 외로움에 취약한 상태임을 강조하고 싶어서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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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