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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글쓴이
오평선 저
포레스트북스
평균
별점8.8 (227)
새앙쥐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오평선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인생 후반 행복 솔루션 65)




어느 청명한 가을, 단풍 구경을 간다고 여기저기 사람들과 많이 어울려 다녔다. 그러다가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안산에 돌아와 집 가까운 화정천 도로를 지나오는데, 새벽잠을 설치며 다녀온 그곳의 단풍보다 훨씬 더 예쁜 단풍이 내 눈을 확 사로잡았다. 지금은 봄꽃이 한창이라 다들 꽃구경에 열심이다. 다들 내 주변 가까이에 있는 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지 어디론가 떠나기에 바쁘다.


밭에서 일을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조여오고 식은땀이 나더니 압박이 점점 심해졌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아내에게 전화를 해 119를 불러 달라고 했다. 짧은 순간 가족들 얼굴이 떠오르며 이렇게 헤어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들어가는 말__005쪽)


다행히 시술을 받고 완쾌되어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저자는 이로 인해,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죽음이란 주변에서 맴돌다가 언제든 불쑥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고, 새로 맞이한 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며 자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멀리 있는 행복을 쫓느라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가까운 곳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1장.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마라/ 2장. 설레는 이에게는 모든 날이 봄이다/ 3장.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것이다/ 4장.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가장 어렵다’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을 읽기 전에 각 장의 소제목만 쭉 훑어봐도 큰 위로가 된다.



휴식이 어색하고 불안한 사람이 많다.

늘 그렇게 살아왔기에

주변에서 다 그렇게 살기에

휴식없는 삶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떠나고 나니

여유를 좀 부린다고 해서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한걸음 늦게 간다고 달라지기엔 쌓아온 삶이 두텁다_014~015쪽)


나는 걱정이 생기면

걱정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산책길을 떠난다.

그리고 누가 볼 새라 산책길에 슬그머니

걱정을 버리고 와버린다.(산책할 때 몰래 버려야 할 것_022쪽)


아끼고 아끼다 언제 누릴 수 있을까.

마음껏 누리기에 인생은 짧고,

후회만 하기에 인생은 길다.(후회만 하며 살기에 인생은 길다_032쪽)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주옥같은 울림이 나를 집어삼켜 감동을 준다. 저자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바로 지금이니, 내 몸이 방전될 때까지 내버려 두지 말고, 지금까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았다면, 이젠 그만 버리고 내 인생을 위해서 살기를…….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기를 당부하면서, 누구에게나 연기가 빠져 나갈 수 있는 굴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렇게 이 책에 실린 65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애틋하게 가슴에 다가온다. 거기에 각 단락에 잘 어울리는 명언들과 명화들이 너무도 절묘하게 어우러져 한층 더 감동을 준다.


한동안 많이 우울했다. 지금도 조금 진행 중이고…….


나와 고작 세 살 차이이고, 남편과 나이가 동갑인 언니를 작년에 하늘나라로 보냈다. 그동안 아픈 일을 수없이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건, 세 아이 중 두 아이가 몇 년을 고생하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자리를 잡게 되어 한시름 놓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살다가, 올해 또 다른 언니의 남편인 형부가 세상을 떠났다. 핏줄은 아니지만 워낙 내겐 살갑게 해 주던 분이라 마음이 많이 아팠다. 갈 나이가 딱 정해진 건 아니겠지만, 문제는 다들 지금의 평균 수명에 훨씬 못 미치는 연령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우울감이 나를 엄습해 왔다. 이제 적당히 일하면서 친구들과 자주 여행을 다니며 재미있게 살고 있는 남편의 당연함도 야속하고, 이 나이에 기간제근로자로 일하면서 자식또래 상사들 눈치보며 살고 있는데, 여태 뭐하고 있다가 뒤늦게 공부한다며 열심히 하지도 않고 세월을 보내고 있는 큰 아이도 야속하고……. 그렇다고 누구하나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평소에는 별거 아니던 일까지 나를 슬픔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러던 차에 알게 되어 바로 구입한 책이다. 작고 예쁜 책 한 권이, 이제 그만 우울해하고 일어나라고 나에게 손을 내미는 것 같다. 받자마자 다음 날 출근 걱정도 잊고 한숨에 다 읽어버렸지만,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를 더 권한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감동은 그대로다. 머리맡에 두고 자주 꺼내서 읽고 싶은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나도 이제 걱정은 산책길에나 내다버리고, 친구들과 꽃놀이 떠난 남편에게 재미있게 잘 다녀오라고 메시지를 보내야겠다. 취직도 안하고 취업 시험 준비도 열심히 하지 않는 큰아이에게도, 엄마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까 조금 늦더라도 하고 싶은 것 찾아서 제 길을 가라고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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