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에 관한 책이지만, 데이트폭력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관계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도움이 됩니다. 

친밀한 관계, 오래된 관계는 서로의 패턴에 너무나도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어서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게 되더라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바꿀 수 없다고 느끼게 되잖아요. 

이 책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 내가 맺었던,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한번 되돌아 볼 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연애를 하면서 매번 다른 사람을 만나 조금씩은 다르지만 늘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이러한 패턴을 갖게 된 이유, 그리고 각각의 상대방이 보였던 말이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관계를 맺을 땐 주도적으로 방향성을 잡고 이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상대도 나도 노력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그런 노력들은 조금씩 시들고 원래 각자가 갖고 있는 기질 및 성격이나 그때그때의 감정, 순간의 생각들에 휩쓸려서 흘러간다 라고 느낄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한번씩 나 스스로, 그리고 우리 관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며 이전 관계들을 돌아보고, '내가 이 부분은 좀 미숙했네' 또는 '그 사람이 이랬을 때 이렇게 대처해볼걸' 등의 생각들이 떠올랐어요. 문득, 관계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임에도 이에 대해 국영수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내 삶을 잘 가꾸어 나가려면 관계 심리에 관한 공부는 필수적이라고 여겨져서 이 책을 시작으로 여러 도서들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

끝으로, 책의 뒷부분에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에게 제목과 같이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며 너무나도 공감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루어주고 있고, 심적 어려움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제시해 주고 있어서 이 책의 저자는 참 다정한 사람이구나 라고 느껴졌습니다.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