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연리지
- 작성일
- 2024.5.9
하쿠다 사진관
- 글쓴이
- 허태연 저
놀
하쿠다 사진관
예쁜책이다.
나는 이런 스타일의 책을 너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뭔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코로나가 지나가며... 책방, 북스 키친, 편의점.... 등의 이런 스타일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사진관이다.
그것도 제주도라니...
시작은 뭔가 꿀꿀하고 미래도 돈도 없는 제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는게 힘들어 모든 것을 접고 제주도에서 한달 꿈같이 살다가 서울로 돌아가려했던 제비는 이제 갈 곳도 없다. (가족은 없고 있던 원룸은 정리했고 잠깐 얹혀 살기로 했던 친구도 남자친구가 생겼단다.) 돌아갈 시점에 휴대폰도 망가지고 ... 숙식제공 일자리를 찾던 와중에 벼랑 끝 사진관을 만난다. ‘하쿠다 사진관’... 제주도 방언으로 ‘하겠습니다’라는 뜻의 하쿠다는...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라는 뜻이란다.
펜션을 변형한 카페같은 그곳은 뭔가 어설프지만 제법 유능한 사진사 석영이 운영하는 곳이다. 급하게 공항 가는 길을 물으러 왔다 제비의 전공인 아이 사진 찍는데 기여를 하고 3개월 단기 알바로 사진관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면서 대왕물꾸럭 마을의 다소 괴팍한 목포 할망네 민박집에서 묵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손님들의 사진을 신청받아 찍는 과정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나오고 제비도 석영도 손님들도 그리고 대왕물꾸럭 마을의 사람들...(빵집 유나네도 석영의 사랑 양희와 아들 효재... 많은 삼촌들...)도 각자의 사연을 펼쳐내면서 뭔가 성장해가고 발전해가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여기에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와서 더 좋았다.
초반의 여고 동창생 아줌마 라이더들의 모임이이야기가 시선을 꽉 잡으면서 아주 이야기 초반의 긴장감이랄까 흥미를 확 끌어모은 것 같다. 뒤의 힙한 웨딩사진이나 제비의 전 남친과 얽힌 이야기는 ... 이야기 진행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겠지.
이야기 속의 많은 인물들은 상처들이 많다. 특히... 주인공 격인 제비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기자기 재미있다고 말하기 미안할만큼 무겁다.... 뒤에 나오는 혜용이 에피소드라던지.... 사진작가 이야기라던지... 축제 등... 흥미있지만 아주 작위적인 이야기가 많다. 이 작품이 판타지가 아닌데... 그런 점에서는 무리수를 많이 둔 느낌이다. 그렇지만 재미있게 읽었고... 현재 시류에 잘 맞게 쓴 작품이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오랜만에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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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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