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이 두 단어로부터 눈길을 확 끌고 책을 읽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수루룩 책장을 넘겨보면 다소 어려운 말들로 나열된 듯 했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사진과 그림들 때문에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30페이지를 넘어가니 그 다음이 궁금해지며 모르는 전문 용어나 우주선, 로켓이름을 뒤로 하고도 술술 읽혀져 내려갔다.

일론 머스크가 부유한 환경에서는 자랐지만, 평화로운 가정과 학창시절을 보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생각에 중심을 잡고 국적사업을 민간사업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소련과 미국의 우주사업은 순수하게 우주에 대한 궁금증과 미지의 공간에 대한 탐사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강국의 자리를 갖기 위해,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컸던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더욱 알게 되었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세계 최초로 우주 탐사 로켓 스푸트니크 1호(Sputnik 1)를 쏘아 올렸을 때, 미국은 제대로 원격 감시할 수 있는 기능도 없었다. 그로 인해 미국은 1년 후인 1958년 10월 1일 NASA를 설립해 자금을 쏟아부으며 연구를 재촉했다. NASA는 설립 당시부터 1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여러 시험 시설에 8천 명의 직원을 배치했다. 막대한 자금과 노동력과 시간을 투자한 이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으로 상징적 승리를 이뤄냈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한 순간 말한 한 마디는 참 인상깊게 만든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이후에 달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수많은 과학적 성과와 발견이 이루어졌다.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는 것에 비해 실패가 이어지면서, 비용 절감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계획을 주도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프로젝트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2002년이 되자 마치 그러한 부름에 답하기라도 하듯, 한 기업가가 페이팔이라는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면서 받은 배당금을 재투자해 오늘날 가장 성공적인 민간 항공우주 업체가 될 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바로 스페이스X의 CEO이자 창립자인 일론 머스크다. 그때부터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우주로의 운송 경로를 구축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영감과 비전이 생겨서 저렇게 새로운 사업에 거금을 투자해가며 도전하는 자신감이 생기는 걸까? 한낱 월급쟁이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감히 헤아리기 엄두도 나지 않았다. 

인류를 신세계에 정착시키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꿈은 사람들의 막연한 꿈의 현실로의 도약이 아닌가 싶다. 영화에서만 봐 왔던 지구가 아닌 새로운 행성에 사람이 살아가는 공상이 이제 곧 현실이 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사람의 지능과 인격에 가까워지는 로봇,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 인간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전가능한 영역을 넓혀 가는 듯 하지만, 신의 영역에 자꾸만 한 발자국씩 선을 넘으려는 발칙한 행동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