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리뷰

moonbh
- 작성일
- 2024.5.22
건너가는 자
- 글쓴이
- 최진석 저
쌤앤파커스
반야심경과 세계, 또 건너감이란
지은이 최진석 선생은 <반야심경>과 세계, 달과 달을 비추는 수면처럼, 이곳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갑자기 당연하지 않다고 하면, 당황스럽고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다. 저곳이 어느덧 이곳이 되면, 또 다른 새로움과 황당함은 저곳이 되듯,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자는 늘 깨어있는 자요. 생각을 그치지 않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양과학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거시세계, 뉴턴의 고전역학이 이곳이라면 닐스 보어 등이 정립하였던 양자역학은 저곳이다. 양자역학은 미시세계, 이 세계는 오감으로 전혀 알아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그저 결과가 그렇다니, 그럴 뿐,
왜 하필 반야심경일까?
세상에 존재하는 나를 인지할 때, 참된 건너감으로써 삶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지은이의 갈파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즉, 반야심경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게 돕는 반야의 지혜를 담은 핵심 경전이다.
이 책은 5장 체재이며, 1장에서는 인간의 소명을 깨닫고 세상의 진실을 마주보기다. 천상천하유아독존, 하늘과 땅 사이에 오로지 나만이 존귀하다는 의미는 어떤 의미인가, 노자의 자중자애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까, 당신의 고삐는 무엇인지, 왜 행복하지 않은가, 본무자성(색즉시색, 공즉시색이라) 무엇인가를 그것이게 하는 성질은 없다. 관계 맺는 형태와 인연에 따라 잠시 그것으로 있을 뿐이다. 불경에서는 본무자성(本無自性)이라는 존재형식을 “공”이라는 글자로 개념화한다, 이렇게 근본개념을 살피면서 2장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 반야의 지혜를 딛고 저쪽으로 건너간다고, 아는 것을 디딤돌 삼아 모르는 것으로 넘어가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그럼 어떻게 하면 나를 키우는 지혜를 기를 것인가, 3장에서는 더 채우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정확히 보기 위해 상(相)을 짓지 않는다. 4장에서는 뒤집힌 생각을 바로잡아, 가장 탁월한 길을 선택한다. 5장.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고통의 바다를 건너갈 뿐이다.
반야심경의 심오함을 지은이는 물리학을 빌어 설명한다. 그렇다고 물리학이 경전의 세계를 다 설명해주지도 않을뿐더러 같지도 않다.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일뿐이다.
결론은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즉,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저기로 다 함께 건너가세. 깨달음이여. 만세라는 뜻이다. 반야의 지혜란 지혜도 얻을 것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요. 얻을 것이 없기에 그러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정된 생각 뒤집기, 보이는 길은 무엇일까?
인간은 이론이나 진리를 통해서 세계를 보는 존재가 아니라, 세계를 통해서 진리와 이론을 건축하는 존재다. 발상의 전환이며, 패러다임의 변화다. 마음을 비운다는 말은 어떤 특정한 관점, 창(이론과 진리)으로 이 세계를 보거(상을 만들거나)나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고정된 틀과 관념을 떨쳐내 버리라는 말이다. 또 보자. 법정 스님의 상징처럼 여기는 “무소유”란 또 무엇인가, 내려놓는 이유는 내려놓아야 더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을 빼는 이유는 힘을 더 세게, 더 정확히 구사하기 위함이다.
반야 세계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것이 없다, ‘바람직한 것’, ‘해야 하는 것’, ‘좋은 것’ 이 마음에 자리 잡으면 두려움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뭔가를 잃는다는 것이야말로 두려움이다. 바람직한 것을 위해, 해야 할 것을 위해, 좋은 것을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두려움 속에서 헤어나기 위함이다. 두려움으로 왜곡과 갈등이 생겨나니, 바람직한 것이 맘에 부담이 되고, 해야 하는 도리가 무겁게 어깨를 짓누를 때, 이런 가치 판단 자체가 무용, 쓸데없는 것이라.
한 번에 깨침을 얻을 수 없듯, 하루 이틀 그리고 또 하루 이틀 셀 수 없을 만큼의 되새김질이 필요하다. 부처가 승려 대중에게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키는데, 보라는 달을 아니보고 부처님의 손끝을 보고 있노라. 이게 바로, 부처라는 존엄의 대상이 상대적으로 존재하고 그가 행하는 것이 진리인 양. 뜻도 모르고 경전만 부지런히 외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최진석 선생의 반야심경은 경전이 아닌 그 안에 담긴 뜻을 헤아리고 또 헤아려 마음의 무기로 삼으라는 말이다. 부처의 손끝이 아닌 달을 보라는 말이다. 즉,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건너가라는 말이다. 장애물이 벽이든, 물이든, 그 형체는 본디 없는 것이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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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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