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호
  1. 2024

이미지

도서명 표기
제주에서 먹고 살려고 책방 하는데요
글쓴이
강수희 저
인디고(글담)
평균
별점8.9 (17)
가호
 돌이켜보면 내가 도대체 20대 때 뭘 했나 싶다. 20대 때는 청춘이 아까우니 주구장창 놀아야지 싶었지만 어떻게 놀아야 잘 노는 줄도 모르는 나 답게 그저 끼적거리며 놀았을 뿐이다. 회사 생활 조금씩 하다가 영 아니다 싶어서 때려치고 해외여행 다니곤 했던 게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엄마는 돈 모을 생각도 안 하고 결혼도 안 하고 여행이나 다닌다고 엄청나게 구박하곤 했지만, 여행에 미처 있었던 그때 했던 여행들은 지금도 돌이켜보면 가슴 설레게 하는 추억이다.

 30대 때에는 '한달살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늘 제주에서 한 달살이 해보고 싶어서 네이버와 유튜브에다가 검색만 수십 번 해봤을 뿐, 역시 나는 그런 과감함을 실행하기에는 소심했다. 내가 보호자로 있는 우리 강아지 초코와 어떻게 외딴 섬에서 지낸단 말인가...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늦은 나이에 결혼 생각도 않고 있는 내가 그런 자신감까지 없다면 도대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가 싶어 스스로도 참 걱정이다.

 이 책을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방송작가를 업으로 살아온 저자의 그 세월이 무시못하는 글빨이 책장을 휘리릭 넘겨준다. 5월의 제주를 느끼면 정말이지 너무 살고 싶다를 연발하지만 단 한 달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내게 저자의 용기가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진다. 또 책을 엄청 좋아해서 막연히 북카페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가진 적이 있었던터라, 저자가 독립서점을 창업하고 구구절절 풀어 쓴 고충은 역시 안 하길 잘했다라는 셀프 칭찬을 유발하기도 했다.

 웃긴 게 독립서점 아베끄가 궁금해서 네이버 리뷰를 보니 오픈 시간에 제때 오픈을 하지 않는다는 평이 많던데, 역시 사장님이 초심을 잃은건가 싶기도 하다. 하기야 내 지인도 제주에서 카페 오픈하고 파리 몇 마리들과 몇 년간 동고동락하다가 결국 폐업의 당연한 수순을 밟았었는데.. 그 케이스와 비교하면 꽤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서점을 운영한 점은 높게 살 수 밖에 없는듯. 인스타그램을 보니 제주의 생산물을 네이버로 공구 판매도 하던데 주 수입은 어쩌면 이 사업인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 걷고 있는 다른 이의 인생 이야기는 흥미롭다. 더군다나 '제주'와 '책'이라는 키워드에 솔깃해서 냉큼 읽을 수 밖에 없는 이 책은 더더욱 그랬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가호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5.6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6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4.2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2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4.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7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