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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key99
- 작성일
- 2024.7.17
최소한의 부의 세계사
- 글쓴이
- 한정엽 저
다산북스
제목은 부의 '세계사'라고 되어 있지만 현재 명실상부하게 전 세계의 부는 미국으로 쏠려 있기에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미국의 경제사를 다루고 있어 '최소한의 미국 부의 세계사'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책의 시작은 미국이란 나라의 건국부터 다루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 온 이주민들이 차례차례 정착을 한 이후로 미국은 독립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 때 미국과 전쟁을 벌인 영국은 이미 잉글랜드은행이라는 중앙은행을 설립했었고 이 은행을 통해 전쟁비용을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조달하는데 미국에는 중앙은행이 없었습니다. 미국은 독립전쟁에서 승리는 하였으나 어마어마한 전쟁 비용을 썼고 체계적인 금융시스템을 수립하기 전이라 그 채무를 처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미국의 선택은 영국처럼 중앙은행을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창기 은행의 역할에 대해서 불신하는 정치인들이 많았지만 어쨌든 미국의 은행제도는 계속 진화를 거듭했고 이제는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사에도 많은 위기가 있었습니다. 1907년 하퍼라는 사람의 주가조작에서 시작된 금융공황이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미국은 제3의 중앙은행까지 설립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현재 전 세계의 금리를 좌우하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모체가 됩니다. 줄여서 보통 '연준'이라고 하죠. 연준은 정부의 소속이거나 관계기관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은행가들의 연합체입니다.
유럽이 세계 경제에서 정점에 있던 시기는 1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때까지였습니다. 수십년동안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유럽의 나라들은 제조업과 농업 등 모든 산업이 뒤처지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미국이 꿰찼고 미국이 유럽에 빌려준 엄청난 규모의 전쟁비용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유럽의 발목을 잡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미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를 맞이합니다. 바로 그 당시만 해도 금이 교환수단의 중심이던 시기였는데 1944년 브레튼 우즈 체제를 선언하면서 금과 교환이 가능한 유일한 기축통화가 달러임을 정합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미국이 또 한번 위기를 맞이하는데요, 1960년대부터 20여년간 지속된 베트남 전쟁을 일으키면서 미국은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을 써댔고 결국 금 보유량을 바닥을 보입니다. 파산 직전에 몰린 미국 정부는 '닉슨쇼크'라 불리는 달러-금 태환 중지를 선언하였고 달러의 가치는 폭락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또 기가 막히게 세계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는데요, 바로 중동에서 석유를 거래할 때는 달러만 사용하게 하는 페트로 달러라는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석유는 전 세계 국가들이 항상 수요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곧 달러에 대한 수요가 항상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페트로 달러는 달러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이렇게 이 책은 전 세계 부의 집중과 분산, 위기와 기회, 분열과 갈등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 역사적 순간들을 캐치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2000년대 초반의 엔론과 월드컴의 분식회계 사건과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들도 다루고 있으니 근대부터 현대까지 주요 경제사들을 다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경제사를 다룬 책들이 사진, 그림 등은 잘 활용하지 않고 딱딱한 문체를 많이 쓰고 있어 읽기 지루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는 주요 경제사와 관련된 그림 등도 많이 삽입하였고 또 친구가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듯한 구어체 문장을 쓰고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지나온 부의 흐름을 알아야 앞으로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라는 금융대국의 역사를 알아야 부의 세계사를 제대로 아는 거라고 합니다. 어렵고 딱딱한 경제사에 접근하기 어려움을 느끼신 분이라면 이 책이 좀 더 쉽고 부드럽게 경제사를 이해하실 수 있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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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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