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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 작성일
- 2024.7.22
겪어보면 안다
- 글쓴이
- 김홍신 저
해냄
요즘은 다양한 경연 프로그램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누가 누가 잘하나, 그 중에서 가장 잘하는 단 한 사람을 뽑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떤 분야든지 유독 뛰어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인생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인생을 잘 사는 법을 배워야겠지요.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최고의 인생 수업을 받은 느낌이에요. 솔직한 인생 이야기를 통해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겪어보면 안다》는 김홍신 작가님의 신작 산문집이에요.
책 띠지에 새하얗게 변한 백발의 작가님 모습이 있어요. 마침 첫 번째로 그 백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흰머리를 가리기 위해 20년 가까이 염색하며 검은 머리로 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 채 집 안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완전한 백발이 되었다고 해요. 요즘 거울을 볼 때마다 염색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았던 세월을 떠올리며 이제는 제 본디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안도의 기쁨을 누린다는 저자의 고백에 공감했어요. 염색이든, 다른 무엇이든간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면을 쓸 때가 있잖아요. 스스로 그 가면을 벗기 전까지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것, 그 깨달음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인 것 같아요. 책 제목이기도 한 「겪어보면 안다」 는 저자가 쓴 시인데, 여기에서는 한 줄 한 줄 되새기며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 걸 /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 걸 / 코 막히면 안다, 숨 쉬는 것만도 행복인 걸 / 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 걸 /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인 걸 / 잃은 뒤에 안다, 그것이 참 소중한 걸 / 이별하면 안다, 그이가 천사인 걸 / 지나 보면 안다, 고통이 추억인 걸 / 불행해지면 안다, 아주 작은 게 행복인 걸 / 죽음이 닥치면 안다, 내가 세상의 주인인 걸." (51-62p) 단 열 줄의 시인데 그 행간에 담긴 의미를 자신의 경험으로 풀어내 설명해주고 있어요. 괴롭고 힘든 순간들을 겪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 시련이 있었기에 현재 누리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일화는 가슴 한 켠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났어요. 작가님의 책상 앞에 붓글씨로 적혀 있다는 글귀, 저 역시 마음에 새기며 살아보려고 해요.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린다.'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용서.'
(168p)
천사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순간 그 사람은 천사가 됩니다.
강연 중에 이런 얘기를 했더니 한 분이 손을 들고 물었습니다.
"사랑하지 않고 용서하지 않는 사람은 뭡니까?"
저는 소리 내어 웃으며 답했습니다.
"그런 사람은 그냥 보통 사람입니다. 저도 보통 사람일 때가 훨씬 많습니다."
사람들이 따라 웃은 뒤에 저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나를 욕하거나 미워하고 시기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를 미워했더니, 그가 죽거나 망해버렸다면 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급이겠지요. 내가 아무리 누굴 미워한다고 해도 그 사람은 죽지 않고, 나에게 암세포 같은 게 생기고 인생의 재미도 없어집니다. 그 사람은 멀쩡한데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내가 그 사람의 노예로 사는 꼴입니다. 그래서 저는 '에라, 용서해 버리고 주인답게 살자'고 다짐한 겁니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화평을 위해서 말입니다." (154-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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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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