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4.8.11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 글쓴이
- 정해연 저
북멘토
나는 MBTI로 따지면 I인데 사람들은 나를 E로 본다. 전혀 외향적이지 않은데 왜 외향적으로 보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은 그렇지, 넌 I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매우 소심하고 먼저 말 건네는 게 어려운 사람이지만, 학창시절엔 가능하면 외향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20대까지 입고 있다가 30대가 되어선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 같다. 그래서 좋냐고 물으면 너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집은 딸 셋에 아들 하나인데 감사하게 누구 하나 튀는 사람 없이 그만그만했다. 비교하는 게 의미 없는, 그래서 자존감이 떨어질 일 없는.
소설의 주인공 은아는 평범하고 외로운 소녀다. 매사 자신감 없고 부정적이며 스스로 외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은아의 일상은 어둡고, 칙칙하다. 희망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 그냥 살아 있기에 사는 그런 아이다. 친구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은아는 늘 친구를 갈망하고 사귀고 싶다. 이런 소심한 은아와는 달리 언니는 활발하고 공부도 잘한다. 부모님은 자신보다 언니를 더 사랑하는 것 같고 자신에게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은아 앞에 자신과 똑같은 이름의 이은아 교생 선생님이 실습하러 학교에 오고, 은아의 세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데.
나도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소심하고 돌다리도 몇 번은 두들겨야 움직이는, 그래서 어쩜 기회가 왔어도 온 지 모르고 그냥 보내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지 않아서일까? 한때는 그런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다. 나만 제자리에서 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같은 것으로. 이제는 억지로 뭔가에 도전하고 비교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인생이 있고 나에게는 나의 인생이 있는 거니까.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라면 존재에 대한 고민과 의문이 자신을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할지, 지금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 그 고민은 아마 죽을 때까지 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길이 나의 길은 아니니까. 나이 들면 편해질 거라 믿었던 인간관계도, 여전히 힘들고 가족이라고 해서 나에게 절대적인 위로를 주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그냥 사는 거다. 살다 보면 나만의 정답이 찾아지겠지. 정답을 찾을 수 없다면 정답이 없는 채로 그냥 살면 되는 거겠지.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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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