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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들의 수프
글쓴이
정상원 저
사계절
평균
별점9.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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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상원은 고려대학교에서 유전공학과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2018년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된 프렌치 레스토랑의 셰프였으며, 현재는 ‘맞는맛연구소’ 소장으로서, 국내외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소설의 문장을 맛으로 표현한 〈기억의 도서관〉, 화가의 작업을 셰프의 조리법으로 재해석한 〈셰프의 아틀리에〉, 영화 촬영 기법을 통해 맛을 전달한 〈클리퍼를 든 셰프〉 등 여든 번의 문화예술과 연계된 코스로 호평을 받으며 미쉐린가이드, 블루리본서베이, 저갯서베이 등에 등재되었다.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분야의 후학에게 이론과 실무를 가르쳤고, 다양한 지면의 칼럼니스트이며, 《탐식수필》의 저자이다.




《글자들의 스프》는 ‘셰프의 독서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책은 ‘다독가의 다독임’이라는 들어가는 말을 시작으로 총3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쫄깃한 토박이말>은 현기영의 ‘부러진 숟가락’을 시작으로 홍명희의 ‘인세 걱정’, 정지아의 ‘제철 재첩’, 조정래의 ‘꼬막 톱기’등 13개의 이야기에는 저자가 직접 전국을 누비며 식재료를 탐방하는 과정에서 만난 지역의 저자나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을 담고 있다. <몸과 마음의 양식당>에서는 시선을 해외로 돌린다. 푸르스투, 하이데거, 로맹 가리 등 10명의 문학가와 철학가의 나라를 여행한 경험과 식재료에 얽힌 고유의 문화를 소개한다. <입말과 입맛으로 이어진 종로>는 저자의 추억과 연결된다.


<홍명희의 인세 걱정>에서는 ‘벽초’ 홍명희와 그의 소설 《임꺽정》 속의 밥을 소개한다. 홍명희는 독립운동 후 좌우 화합을 위해 노력하던 중 남북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그대로 북에 남아 김일성 주석과 손을 잡았다고 전한다. 이후 남한에서는 그의 책은 금서가 되고 역사에서 완벽하게 지워지는 듯했으나 1985년, 사계절출판사는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힘든 과정을 통해 《임꺽정》을 출간했다고 한다. 출판사는 2005년 각고의 노력 끝에 당시 저작권자 홍석중(홍명희 손자) 작가에게 20년 동안의 인세 15만 달러를 전달했고, 5만 달러의 선인세를 주고받으며 저작권 계약을 성사시킨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남북의 민간 교류가 요원해지자 출판사는 또다시 《임꺽정》의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돌려줄 방법을 걱정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한 불판에서 모두의 고기를 올리고 식탁에 둘러 앉아 젓가락을 겸두겸두 놀리는 방식은 우리만의 문화다. 벽초는 소설 《임꺽정》에서 모두가 같이 둘러앉아 같은 온도의 밥을 나누어 먹는 세상을 꿈꿨다.”(p.22)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독자라 할지라도 ‘인세’에 대한 내용은 금시초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북에 남은 작가 홍명희의 책은 금서가 되고, 출판사 대표는 《임꺽정》출간 이후 여러 차례 구속되는 수난을 겪었다고 한다. 게다가 인세 걱정까지 했다니….


《임꺽정》이라는 소설이 독자의 손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거쳤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노고가 필요한 것과 같다. 저자가 음식과 관련된 책의 문장을 소개하고 다독가인 저자가 이야기와 연결시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먹은 음식과 내가 읽은 책은 곧 나‘는 말을 실감한다.



‘들어가는 말-다독가의 다독임’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독자는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방대한 독서량과 해박한 지식을 접할 수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다독가의 다독임’에서 ‘요리사에게 주방은 언어를 배우는 학교이자 맛과 향이 저장된 도서관입니다(p.5)’라고 밝힌다.


요리가 아닌 공학을 전공한 셰프라는 독특한 이력, 식재료를 탐방하기 위해 떠난 여행, 음식을 배우기 머물렀던 장소.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듯 읽은 수많은 책이 모여 저자 ‘정상원’이 탄생했다. 《글자들의 스프》는 저자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자들의 스프》속에서 만난 어휘가 현란하다. 책이나 문장이 문장, 음식과 식재료를 소개하는 단어가 매우 다채롭다. 독자는 생소한 단어와 표현을 접할 수 있다.때로는 미각을, 때로는 시각을 심지어 우리의 생각을 자극한다. 우리의 몸와 마음을 살찌우는 산해진미가 한 상 가득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독자가 소화하기엔 살짝 부담이 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과 조화를 이룬 문학작품과 작가가 제법 잘 어울린다. 책을 읽은 독자에겐 공감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예비독자가 것이다. 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다방면에 걸쳐서 풍부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정상원 셰프의 ‘독서 오마카세’로 독자를 초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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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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