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리뷰

삶의미소
- 작성일
- 2024.8.29
미 비포 유
- 글쓴이
- 조조 모예스 저
다산책방
끝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되는 사랑을 하게 되는 이들의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더욱이 그 사랑의 끝이 상대방의 죽음이라면......
가정의 경제적 책임감에 자신의 무능력을 더 뼈저리게 느끼는 루이자가 등을 떠밀리다시피 구한 일자리는 간병인 자리이다. 루이자가 돌봐야 할 사람은 교통사고로 전신 마비가 된 윌이었고 그는 6개월 뒤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이다.
윌의 가족이 원한는 건 6개월간 그가 마음을 바꿔주길 바라고 루이자가 그런 변화를 가능하게 해주길 기대한다. 다른 세상에 살던 남녀가 자신의 채워지지 않았던 각자의 공간을 위안과 희망으로 채워나간다.
입매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눈가에 웃을 때 생기는 희미한 주름이 잡혔다. 늘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싶었다. 뭔가에 쫓기듯 경계심 그득한 표정이 사라지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주절주절 떠들었다. 농담도 했다.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가 다시 침울한 표정으로 돌아가기 전의 찰나를 붙잡기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었다. (p.154)
하지만, 이제는 웅크리지 말고 넓은 세상으로 루이자가 나아갈 수 있게 용기를 준 윌은 끝까지 자신의 뜻을 굳히지 않고 모두의 곁을 떠나는 것을 선택한다.
윌의 선택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기보다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윌과 그런 선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루이자와 가족들의 입장이 되어보는데 무엇 하나도 쉽게 능숙하게 내가 견뎌낼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
가족의 의미도 생각해 보게 된다.
가족이 안전한 울타리가 아닌 삶의 힘겨움이 된다면.
완벽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상처투성이라면.
일하며 이 책을 읽는 데 몰래 눈물을 훔치느라 고생하고 집에 와 다시 책을 펴고 마음껏 울었다. 일하면서 읽기 너무 힘든 책이었다.
윌 ~~ 멋진 사람이 끝까지 스윗하면 루이자가 내내 그리워할 텐데요 ㅠㅠ
루이자 ~~ 이렇게 사랑스러운 당신의 두고 가야 했을 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ㅠㅠ
윌의 결정 존중해 주고 싶지만 난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그 마음에 또 눈물을 흘린다.
어디선가 아주 작은 그의 입자들이 나를 이루는 입자들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소화되고, 삼켜져서, 살아 있는 채로, 영원히. 나의 입자들이 되면 좋겠다고. 내 몸을 한 조각도 빠짐없이 그 몸에 밀착하고 싶었다. 내 의지로 뭔가 불어넣고 싶었다. 내가 느낀 생명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그에게 주어 억지로 살게 하고 싶었다. (p.556)
사랑, 가족, 유한한 삶에 대한 각자의 책임과 자세에서 나는 노련하진 못할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미비포유 #조조모예스 #장편소설 #김선형옮김 #사랑의다양한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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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