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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아언니
- 작성일
- 2024.8.31
고통 구경하는 사회
- 글쓴이
- 김인정 저
웨일북
공감능력은 길러지지 않고 무뎌진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재해를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채 고통을 구경한다. -P.5 추천의 글
고통 구경하는 사회
- 글쓴이
- <김인정> 저 저
- 출판사
- 웨일북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정보들을 거를 틈도 없이 받아들이면서 살아야 하는 요즘 시대에 한 번씩은 고민했던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끔 하는 책이었다.
"보고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대규모 구경이 되어버릴 뿐이다"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취재하며 고통의 저널리즘을 저울질 하고 그 결과를 끊임없이 고민해야했던 작가의 순간들을 엿보는 기분이었다. 그 고민끝에 결국은 선택해야했던 그 과정이 얼마나 괴로웠을지는 내가 순간순간 느꼈던 잠깐의 고뇌와는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고통의 중개인 역할보다는 그것을 소비하는 입장이 더 많은 사람으로서 간혹 내가 느끼는 무력감마저 사실은 우월감의 한 표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잠시의 소비과정 안에는 슬픔과 분노가 있지만 그 끝은 무력감이었고 결국 종착지는 그 감정들에서 벗어나 나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한발치 멀리 떨어져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선을 긋고, 약간의 분노와 공감을 통해 내 얄팍한 공감능력을 스스로 확인하며 안도하고, 이만하면 나의 사회적 의무(?)는 다 한 것 같다 싶으면 관심을 내려놓는 순차적인 과정. 조금 과한 자아비판이 아닌가 싶다가도 또 아니라고 하기엔 사실이기에 매일을 이런 나 자신과 싸워봤자 결론이 날 리가 없다.
인터넷에서 펼쳐지는 말의 향연은 당연히 충분치 않다. 그걸 알고 있으면 된다. 비평가 존 버거가 말했듯이, 타인의 고통을 보고 난 뒤 충격을 개인의 '도덕적 무능'으로 연결해 그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도 없다. 때론 죄잭감이라는 통증을 넘어서야 타인의 고통에 다가가는 길이 열린다는 걸 말하고 싶다. 나의 것이 아닌 고통을 보는 일에는 완벽함이 있을 수 없으므로. 우리가 서로의 부족함을, 미욱한 애씀의 흔적을 조금씩 용인하면서라도 움직이기를 바라기에. - P.36~37
한 고통과 마주쳤을 때, 우리를 크게 흔드는 이미지를 만났을 때, 우리는 공감하며 크게 감응할 수도 있고, 곧 잊어버릴 수도 있다. 연민을 느끼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력감이나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고, 너무 많은 타인의 고통에 질려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분노한 나머지 공격적인 말들을 쏟아낼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무엇이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질 수도 있다. 행동은 절대선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행동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개인적으로 이 책은 이러한 나의 오르락내리락 하는 감정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는 듯한 책이었다. 물론 명쾌한 해답을 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감정에 잠식되지 않고 좀 더 건실한 고민을 하고 나아가게 하는 안내서의 역할을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일상을 살아가며 연민을 잊지 않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과 전환 사이에서 기이한 파열음이 나는 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라는 건, 개인들의 자유로운 반응 속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화학 작용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 자유를 지켜볼 수 있을 지를 더 자주 곱씹어보게 된다. -P.237-238
같은 이름의 다른 고통을 막기 위해 일어선 사람에게 공동체가 함께해 줄 수 있는 것.
'왜','무엇을','어떻게'같은 이야기의 구성 성분을 완성하는 것. 즉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P.263
"누군가의 애도가 우리의 애도가 되고 결국 우리를 바꿔놓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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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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