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룡롱
- 작성일
- 2024.9.25
사람을 만나는 도시
- 글쓴이
- 송민철 저
효형출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유럽 도시를 가게되면 제일 먼저 놀라는게 있다. 역에 내렸을때 탁하고 트이는 광장 풍경과 오밀조밀하면서도 잘 짜여진 거리, 편하게 앉아 친구들 또는 지인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 운치있는 자리와 맛난 음식으로 나를 멈추게 하는 예쁜 카페와 식당들. 그럴때면 '와! 여기가 진정 유럽이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개인적인 회상이지만, 아마도 다녀온 분들이라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굳이 유럽이 아니라 옆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대로변 옆 소로는 차가 별로 안다녀 자전거로 여유롭게 등하교하는 학생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평소 우리네 출근길을 떠올려본다. 지하철에서 콩나물시루처럼 진이 빠진 채 역을 나서면 역 바로 앞 차도에 스칠듯 지나는 수많은 차들과, 바로 길 건너편도 안보일 정도로 시야를 가리는 수많은 버스와 트럭을 만나게 된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빼곡이 들어선 건물숲을 미로처럼 지나 회사 게이트를 통과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가로수 외 푸른색이나 공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 생활을 하며 이같이 '답답하고 삭막하다' 란 느낌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왜 그런 거리나 광장을 가지지 못한 것일까.
반갑게도 이에 대한 진단과 대책을 제언한 책이 하나 나왔다. '사람을 만나는 도시'란 책으로, 이 책의 저자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십수년간 도시, 건축 관련 업에 종사해 왔으며 현재는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도시계획 및 설계의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문가의 시선에서 우리 도시의 문제점과 이슈, 나아가야 할 방향이 궁금해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의 논지는 간명하다. 우리는 빠른 산업화의 시기를 거치며 그만큼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동차처럼 사람 이외의 것이 우선시되는 것에 익숙해져왔다. 이렇게 우리는 기본적인 장소로서의 공간을 잃어버렸기에 공동체는 유명무실해지고 삶의 질은 낮아졌다. 사람이 만나고 걷게 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장소, 만남방해요소 분리, 만남촉진요소 더하기의 3S의 기본개념아래 보차망 분리, 대중교통 활성화, 광장 재건, 입체적 가로, 상가, 및 공원의 재배치 등을 행하고 무엇보다 도시계획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아름다우면서도 효율적인 공간으로서의 건축설계엔 많은 관심을 가져왔으나 상대적으로 도시계획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실질적으로도 부동산 공부를 하다보니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상가 건축등을 염두에 두고 건축설계엔 관심을 가진 반면 도시계획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다고만 느꼈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고, 그동안 답답한 거리를 걸으며 느꼈던 불편함이 단지 익숙했기에 무시해 왔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너무나 높은 차량보급률과 인도까지 점령한 불법주차가 떠올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가늠은 잘 되지 않았지만, 문제의식을 갖게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인 것 같다. 도시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께 한번쯤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사람을만나는도시 #송민철 #효형출판 #보차망분리 #도시계획 #광장 #인도 #거리 #건축 #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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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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