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jihy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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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잡화감각
글쓴이
미시나 데루오키 저
푸른숲
평균
별점9.1 (47)
namjihye5

잡화점이라는 이름이 낯선 때가 있었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취급하는 작은 규모의
시골 점방 같은 느낌에서
뭔가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쓸모는 잘 모르겠는
물건들을 취급하는 '잡화점'이라는 이름의 소품 숍까지
잡화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나 싶다.

잡화 (雜貨)
일상생활에서 쓰는 잡다한 물품.
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부르면 이름이 되고 의미가 되듯
그 어떤 물건도 '잡화'라는 이름 아래
통칭될 수 있는 것이
마치 문헌정보학을 배울 당시
도서 분류체계에서 '총류'에 속하는 000번대의
분류기호를 보는 듯한 기분이
내가 잡화를 접하고 든 첫 느낌이었다.

과거에는 '물건이 필요해 사러 갈 때'에
들르는 것이 상점이었다면
요즘은 상점의 의미라는 것이
꼭 구매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들러서 구경하고 둘러보는'
갤러리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핫하다고 하는 경리단길을 비롯해
뒤를 이어 전국 각지에 생겨버린
'*리단길'이라는 이라는 곳에는
이런저런 모든 잡화를 취급하는 잡화점이
셀 수 없을 만큼 생긴 것을 보니
잡화라는 세계가 얼마나 광대한지
새삼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잡화감각》은
모호하고 애매했던 잡화라는 것에 대한
총망라한 질문과 몽상을 더한
잡화의 세계를 담은 책이다.
실제 잡화점 'FALL'을 개점하고 운영하고 있는
작가는 잡화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출간했는데,
이 《잡화감각》은 그가 담아낸 잡화의 세계의
첫 책이자, 잡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본서로 다가올 수 있었다.

상점이라는 것은 방문객에 따라
문을 열기도 닫기도 하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된 도시의 어느 곳을 방문하다 보면
혹은 동네에서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싶을만한
그런 잡화점이 한 군데 씩은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잡화점의 시작과
과정들, 또 잡화점을 운영하며 느낀 생각을 담으며
잡화를 스치는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잡화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고,
잡화감이나 잡화감각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독자들도 잡화라는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물건의 실용성이나 내용이 아닌
표층 이미지에 의존하는 감각인 잡화감각,
나에게 내재된 잡화감각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떤 물건을 보고 그것을 구매하기까지
구매의사에 잡화감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소비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1장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잡화점을 시작하고
운영하며 느꼈던 잡화나 잡화감에 대한 소회가
2장에서는 잡화점을 운영하며 만났던 사람들이나
생각에 대한 내용들이 담긴다.
3장에서는 과거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작가의 잡화들에 대한 내용으로
각 장을 따라 읽으며 조금은 오히려 잡화라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고, 무슨 말이지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생각의 유영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에 대한 생각을 이토록 깊이 한 적이 있을까?
'잡화'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떤 냄새나
추억의 조각으로 가지고 있던 내게
물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으로써 다가온
'잡화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지극히 자본주의의 시대,
우리는 거의 매일 물건을 사며 인생을 채운다.
꼭 '기능적 필요'에 의함이 아닌 이미지나
어떤 의미에 따른 소유라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커지고 있기도 하다.
소비에 대한 분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또 '나는 쓸데없이 예쁜 쓰레기'를 산다고
자학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도
다 각기 '의미 있는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상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세계,
꼭 필요하거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지는 않지만 궁금해지는 세계.
잡화의 세계란 무릇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디 어디에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칭할 수 있는
총류 같은 개념의 '잡화'를 새로이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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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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