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기록

듀얼리스트
- 작성일
- 2024.10.7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 글쓴이
- 빅터 프랭클 저
청아출판사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세워주는 극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간 찬가.
내가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느낌이었다. 몹시 비극적인 내용들을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상적이거나 망상적이지 않은 실재적인, 실존적인 인간 찬가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내 인간의 의지가, 인간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기면서 경이로운지 깨닫게 된다.
본디 내 성격 탓인진 몰라도 삶의 문제를 공상적, 형이상학적인 말들로, 그저 상상에 기반한 공감의 말들로 위로하려는 사람이나 책들을 보면 부아가 치밀었다. 대면한 사람에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라곤 차마 말을 할 수 없으니, 특히 책에 더더욱 까다롭게 굴고 그런 류의 책들은 피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그저, 죽음조차도 뛰어넘을 만큼 강한 처방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내겐 언제나 삶의 해답을 책에서 찾으려는 습관이 있고, 그러고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더미인 것이 삶인게 또 아이러니지만, 그런 습관 덕에 접하게 된 이 책은 적어도 내게 당면한 문제들을 다소나마 완화해주고 해결 해줄 수 있는 책이었다. 몹시 감사함을 느낀다.
나치 수용소만큼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이 있을까? 육체와 정신 모두에게 가해지는 그 고통. 강제 노역,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 언제 끌려가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폭행, 괴롭힘, 질병 등등 그 모든 것들이 몰려드는 극한의 상황. 이는 공상도 상상도 아니다. 현실이고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았고, 또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 또는 죽더라도 인간의 존엄을 드높이며 죽어간 사람들을 지켜본 빅터 프랭클 박사의 말은 굉장히 높은 설득력을 지닌 채 내 심금을 울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중요성을 되새긴 것은 '유머'다. 인생에 '유머'가 있어야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상황과 나를 분리하고 유머로 승화시켜내는 힘이 필요하다. '유머 감각'이 아니다. 나를 겉으로도 안으로도 웃게 하고, 내 주변을 웃게하는, 그렇게 하고자하는 '유머 의식'이다. 다시 한 번 유머의 힘을 실감했다.
삶의 의미에 대해서, 왜 살아야되는지에 대해서 공통적인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별적인 답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빅터 프랭클 박사의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이라 파악했다. 의사는 그 답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고, 이 답을 만들었을 때 비로소 그 어떤 고통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내 삶의 의미라는 질문을 얼마나 회피해왔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울러, 꽤나 신선하고 충격적인 말도 있었는데 너무나도 설득력있게 들린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놀랍지 않은가? 자아실현에 집중할수록 자아실현이 더 어려워진다니. 프랭클 박사가 설명한 '과잉 의도'도 떠오른다. 여기서 자아 초월은 나를 벗어나, 나를 넘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아닌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봉사하고 남을 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마음과 행동을 할 때 부수적으로 자아실현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자아실현'을 삶의 지상 과제, 삶의 기치로 내걸고 사는 사람들, 그렇게 해야한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작가, 언론 등 얼마나 흔한가? 이런 점에서 참 놀라운 주장이면서 깊은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이트로 대표되는 정신분석학의 '범결정론'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띈다. 인간을 공식처럼, 기계처럼 구조적인 조건하에 조립되고 구성되는 존재로 바라보길 거부한다.
어떤 경우에든, 어떠한 외부 조건이든 우리에겐 우리의 태도를 결정할 자유가 있다. 아무리 강압적인 힘이 우리에게 가해지고, 영악한 방법들로 우리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고 우리의 자유이다. 조건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롭게 판단하고 선택해나가는 존재다. 그렇기에 인간은 놀랍고 위대한 생명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극단적으로 비극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음에도 실존적인, 너무나도 실존적인 인간 찬가다.
짧은 분량의 이 책에는 위에 설명한 내용들을 한참 넘어선 내용과 가치들이 담겨있지만,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하나의 가치만 남겨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행복한, 의미깊은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가 그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치 수용소에 끌려갔던 사람들만큼일까?' 란 생각을 갖는 순간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이 가소롭게 여겨질 거란 점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느낌이었다. 몹시 비극적인 내용들을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상적이거나 망상적이지 않은 실재적인, 실존적인 인간 찬가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내 인간의 의지가, 인간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기면서 경이로운지 깨닫게 된다.
본디 내 성격 탓인진 몰라도 삶의 문제를 공상적, 형이상학적인 말들로, 그저 상상에 기반한 공감의 말들로 위로하려는 사람이나 책들을 보면 부아가 치밀었다. 대면한 사람에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라곤 차마 말을 할 수 없으니, 특히 책에 더더욱 까다롭게 굴고 그런 류의 책들은 피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그저, 죽음조차도 뛰어넘을 만큼 강한 처방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내겐 언제나 삶의 해답을 책에서 찾으려는 습관이 있고, 그러고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더미인 것이 삶인게 또 아이러니지만, 그런 습관 덕에 접하게 된 이 책은 적어도 내게 당면한 문제들을 다소나마 완화해주고 해결 해줄 수 있는 책이었다. 몹시 감사함을 느낀다.
나치 수용소만큼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이 있을까? 육체와 정신 모두에게 가해지는 그 고통. 강제 노역,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 언제 끌려가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폭행, 괴롭힘, 질병 등등 그 모든 것들이 몰려드는 극한의 상황. 이는 공상도 상상도 아니다. 현실이고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았고, 또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 또는 죽더라도 인간의 존엄을 드높이며 죽어간 사람들을 지켜본 빅터 프랭클 박사의 말은 굉장히 높은 설득력을 지닌 채 내 심금을 울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중요성을 되새긴 것은 '유머'다. 인생에 '유머'가 있어야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상황과 나를 분리하고 유머로 승화시켜내는 힘이 필요하다. '유머 감각'이 아니다. 나를 겉으로도 안으로도 웃게 하고, 내 주변을 웃게하는, 그렇게 하고자하는 '유머 의식'이다. 다시 한 번 유머의 힘을 실감했다.
p.77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유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능력과 초연함을 가져다준다.또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 점이 인상 깊었다. 삶에서 '왜?'를 찾는 순간 답이 없어진다. 답이 없는 문제를 자꾸 고민하기에 삶이 힘들어진다. 적어도 난 계속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는 답이 있을까? 여전히 답이 없다. '어떻게?'도 누가 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라는 질문도 마찬가지이지 아닐까?
삶의 의미에 대해서, 왜 살아야되는지에 대해서 공통적인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별적인 답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빅터 프랭클 박사의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이라 파악했다. 의사는 그 답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고, 이 답을 만들었을 때 비로소 그 어떤 고통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p.151 ... 인간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은 그 사람의 삶에서 근본적으로 우러나오는 것 ...... 이 의미는 유일하고 개별적인 것으로 반드시 그 사람이 실현시켜야 하고, 또 그 사람만이 실현시킬 수 있다.
그동안 내 삶의 의미라는 질문을 얼마나 회피해왔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울러, 꽤나 신선하고 충격적인 말도 있었는데 너무나도 설득력있게 들린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p.166 ... 소위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는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자아실현을 갈구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 목표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아실현은 자아 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서만 얻어진다는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자아실현에 집중할수록 자아실현이 더 어려워진다니. 프랭클 박사가 설명한 '과잉 의도'도 떠오른다. 여기서 자아 초월은 나를 벗어나, 나를 넘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아닌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봉사하고 남을 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마음과 행동을 할 때 부수적으로 자아실현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자아실현'을 삶의 지상 과제, 삶의 기치로 내걸고 사는 사람들, 그렇게 해야한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작가, 언론 등 얼마나 흔한가? 이런 점에서 참 놀라운 주장이면서 깊은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이트로 대표되는 정신분석학의 '범결정론'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띈다. 인간을 공식처럼, 기계처럼 구조적인 조건하에 조립되고 구성되는 존재로 바라보길 거부한다.
p.191 ... 인간은 조건 지어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굴복하든지 아니면 그것에 맞서 싸우든지 양단간에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어떤 경우에든, 어떠한 외부 조건이든 우리에겐 우리의 태도를 결정할 자유가 있다. 아무리 강압적인 힘이 우리에게 가해지고, 영악한 방법들로 우리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고 우리의 자유이다. 조건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롭게 판단하고 선택해나가는 존재다. 그렇기에 인간은 놀랍고 위대한 생명이다. 따라서, 이 책은 극단적으로 비극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음에도 실존적인, 너무나도 실존적인 인간 찬가다.
짧은 분량의 이 책에는 위에 설명한 내용들을 한참 넘어선 내용과 가치들이 담겨있지만,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하나의 가치만 남겨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행복한, 의미깊은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가 그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치 수용소에 끌려갔던 사람들만큼일까?' 란 생각을 갖는 순간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이 가소롭게 여겨질 거란 점이다.
- 좋아요
- 6
- 댓글
- 13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