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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글쓴이
김호성 외 1명
프시케의숲
평균
별점7.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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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꼴 안보는 깔끔한 죽음

의료인류학자 송병기와 호스피스 의사 김호성이 함께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송병기 박사는 해외와 국내의 노인요양원에서 인류학적 현장 조사를 하며 노인들의 생애말 삶과 죽음의 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김호성 선생은 암치료 일선에 서 있는 핵의학 전문의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진로를 바꾸어 현재 용인의 호스피스 전문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호스피스 학회에서 처음 만났다는 둘은 한국사회의 표류하는 죽음의 문화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해 왔으며, 최근에는 그간의 생각들과 연구들을 정리한 책까지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웰다잉, 좋은 죽음, 존엄한 죽음 등의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실제 삶 속으로 파고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탐구하는 인류학의 특성상 이 책은 ‘더러운 꼴 안보고 깔끔한 죽음’이라는 날 것의 언어를 들고 나온다. 책은 우리 생의 끝자락이 깔끔하지 못하고 궁색해지는 이유로 첫째 돌봄대책의 부재로 생애말 필연적으로 요양시설, 병원을 전전하게 된다는 것, 둘째 시설을 피하고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도 이야기할 상대(제도)가 없다는 것, 셋째 마지막까지 치료에 대한 이야기만 넘쳐날 뿐 잘 죽는 것에 대한 대화와 상상력이 닫혀있다는 것을 꼽는다. 

이 모든 문제의 배경으로 생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기 어려운 한국사회의 불평등한 생애 말 돌봄 현실을 지적한다. 이 불평등은 단지 경제적 수준의 차이만이 아니라 일상 공간의 불평등까지 포괄한다. 우리 대다수가 살고 있는 현대의 도시공간은 죽음과 거리 먼 사람들을 위한 공간만을 중시했을 뿐, 죽음에 다가서는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는 공간과 제도는 철저히 외면해왔다. 삶과 죽음의 더불어 살아감을 외면한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 삶의 마무리에 대한 총체적 결핍을 만들었고, 현실은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시설로 격리하기 급급하다. 그 대가로 우리의 죽음까지 가는 길은 ‘더러운 꼴’을 피할 수 없고, 이 정해진 결말이 공포스러워 절규처럼 안락사를 외치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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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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