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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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
글쓴이
이관후 저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9.8 (16)
도치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9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초저출생이 문제라고들 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고,
해마다 원아모집을 할 때면 대기번호를 받으며
아이들이 넘치던 어린이집, 유치원은
줄지어 폐원하거나 요양센터로 바뀌어
다가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립과 전쟁 등
많은 위기를 겪었음에도 짧은 시간 안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경제발전으로
어느덧 경제 선진국으로 손꼽힐 만큼 성장했다.
IMF로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을 비롯한
적극적인 행동은 나라를 구하고 지켜냈다.

이제야 좀 살만한 세상이 되었나 싶은 작금,
분명 행복해야 할 우리는 되려 힘들기만 하다.
흔들리는 나라와 정치,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청년층,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출생률로
이 추세로 가다가는 나라 자체가 소멸될 수 있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나라를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과 같은 행위.

90년대만 해도 20대 중반이면
남녀 할 것 없이 대체로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둘 정도 낳아 키우며 사는 것이
보편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다.

점점 늦어지는 초혼 연령과 출산연령으로
서구화되는 문화의 영향인가 싶던 것도 잠깐,
이제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하나 둘 사라지는 기이한 변화.

왜 우리는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는지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그 초점을 '정치'에 맞춰 파헤치는 책
《압축 소멸 사회》를 만날 수 있었다.



나 역시 30대이지만 여전히 미혼이고,
예전에는 '꼭 해야지' 생각했던 결혼에 대해
지금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다.

너무 먹고살기 힘든 지금의 물가,
집값은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교육비
그리고 집안일을 감당해가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오롯이 제 몫을 하는
한 사람으로 키워낸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른들은 '어떻게든 다 하게 되어있어'라지만
두 명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한다는 전제를 하더라도
몇 년 벌어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수시로 오르는 집값에 전세 구하기도 힘드니
대출은 기본이라 이자만 해도 꽤 크니
여기에 출산을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가는 사이버 머니
라는 말들처럼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에'
아이를 낳고 그 퍽퍽함과 막막함을
대물림하지 못하겠는 마음을
어찌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임'이라
비난할 수 있을까.

왜 저출생이라는 문제가 도래했으며,
지금의 정부가, 정책이, 정치가 말하는
해결책이 젊은 층에게 와닿지 않고 있는지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를 쫓다 보니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정치 소멸'의 문제를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이 왜 이리 고달픈지도 모른 체,
그냥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
자기들끼리 물고 뜯기 바쁜 정치는
내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여기에 원인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니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시선이었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나 정치를 펼치지 않고
그들의 싸움과 게임 같은 완력 다툼인 정치,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문제라고만 여기며
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외면하던
우리에게는 문제가 없는가 하고
자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연 지금의 현실이 바뀔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달라질까 해답을 찾는 과정 속
결국 정치 복원 그리고 이들이 올바른 정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채찍질할 수 있는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아래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 무언가 행동해야 할
필요성과 책임감이 비로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나라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계엄령이 내려지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
폐쇄된 국회로 뛰어든 국회의원들,
그들을 막는 계엄군과 경찰을 위해
시민들이 맨몸으로 국회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이들을 이끌고,
혹은 해외에서도 이 정치 소멸을 막고
'다시 만난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여의도로 국회로 추운 날 발걸음을 더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어 가결되기까지
연예인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위해
음료와 음식을 선결제 하며 응원하는 등
여태껏 없었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각자의 힘을 더해낸 이 노력들이
가장 큰 힘을 내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고
희망이 없는 정치와 나라임에도
다시 한번 이를 바꿔보고자 '행동'한
시민들 덕분에 소멸 위기의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위기를 넘어 재기할 힘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라는
책 속의 제언처럼 시민 스스로 이끌어낸
이 결과를 바탕 삼아 앞으로 더 큰 목소리로
정치를 복원하고 올바른 성장과 정책으로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던 우리가
삶을 선택하고 계속해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그저 '색'을 논하며 편가르기에 바빴던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또 경각심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깨우치게 해준 의미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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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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