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 피터 아티아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방대한 팟캐스트 시장에서는
건강과 관련한 컨텐츠를 다루는 팟캐스터들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명이다.

피터 아티아는 매우 뛰어난 의사였던 동시에 스포츠에 진심이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건강과 관련된 지식과 개인적인 경험, 임상 경험도 많은 전문가 중 전문가이다.
그의 의학 지식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두꺼운 책의 분량이 부담스럽더라도 고민하지 않고 사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건강과 장수와 관련된 방대한 연구들을 다루고 있지만,
매우 친절한 방식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끔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다.
무엇보다도 나는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주장에 매우 공감하는 바이다.
의학 3.0, 즉 질병을 진단받기 전에 미리미리 좋은 습관을 통해 예방하자는 것이다.

현재 당뇨병으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공복 혈당치 126, 식후 혈당 200, 당화혈색소 6.5를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공복 혈당이 120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0이라면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들 수 있는 무게가 천천히 점진적으로 증가하듯이,
유산소 운동을 통해 VO2Max와 유산소 능력이 매우 천천히 발달하듯이,
우리의 건강도 서서히 안좋은 영향이 쌓이며 질병을 향해 나아가다가
간헐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불현듯 진단 기준에 도달하면 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결국 복잡한 신체의 기능은 연속적인 스펙트럼 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질병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것은 꾸준한 악영향이 치료가 필요한만큼 누적되었다는 얘기다.

현재의 의학은 예방이 아니라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의 증상을 주로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재발을 막거나 혹은 애초에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유익한 라이프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요즘 핫한 오젬픽과 위고비도 다이어트다 혈당 조절을 근본적으로 도와주지 못한다.
우리 몸은 현대 의학으로 모두 파악하고 고칠 수 있을만큼 간단하지 않고 훨씬 복잡하다.
그러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양질의 수면, 건강한 음식, 스트레스 관리, 인간 관계 등 정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다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지름길을 찾으며 건강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쪽을 택한다.

만약 진정으로 공중 보건을 걱정하는 정책 입안자가 있다면
의료 3.0에 적합한 라이프 스타일을 국민 모두가 더욱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설계(넛지)를 활용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나는 저자가 주장하는 책의 내용과 방향성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꼭 이 책을 통해서만이 아니더라도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삶에 적용해서 건강을 가꿀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