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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사서
- 작성일
- 2025.1.27
사람을 남기는 사람
- 글쓴이
- 정지우 저
마름모

『사람을 남기는 사람』 정지우, 마름모, 2025
문득 내 삶을 돌아보았다. 나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관계를 쌓아왔으며, 그중 어떤 이들이 나의 삶에 오래도록 남을까? 그리고 반대로, 나는 또 누군가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각자 특별한 무언가를 내게 남겼다. 어떤 이는 나에게 꿈을 심어주었고, 어떤 이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으며, 또 어떤 이는 차가운 진실을 들려주었다. 그들은 내 삶에 남는 사람으로 ‘사람 사전’에 채워졌다. 동시에, 나는 누군가의 사전에 어떻게 남아 있을까 궁금해졌다.
『사람을 남기는 사람』은 단순히 인간관계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소통과 이해를 통해 자기 성찰과 성장을 경험하도록 이끌며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남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작가는 사람을 깊이 이해할 때 그를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도 결혼 생활을 통해 이 말을 절실히 체감한 적이 있다. 결혼 초반, 남편과 끊임없이 부딪히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하던 나날 속에서, 우리는 종종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그의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맥락을 이해한 순간, 관계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였구나’라는 결정적인 이해의 순간이 사람의 관계를 바꾼다.” 그 순간의 경험이 내 마음을 움직였고, 그 덕분에 이 구절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내 사람 사전의 첫 장에는 남편의 이름이 남았다.
또한 시기심을 결핍의 가시로 비유한 작가의 메시지는 나를 한참 멈추게 했다. 시기심은 내 사전에서 쓰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 중 하나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조차 성장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임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열등감과 부러움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진 것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사전에도 나라는 존재가 긍정적으로 남았기를 바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적극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것을 받아내라”는 구절이었다. 내 사람 사전에는 나를 돕고 격려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그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음을 떠올렸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은 나 자신도 잊고 있던 사람들의 흔적을 다시 되새기게 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나를 성장시켜 준 사람들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저 옆에 있어 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해야겠다. 고마움이 서로의 사전에 기록되는 순간, 우리는 더 깊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살면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일 변호가 필요한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사람을 남기는 사람』을 쓴 정지우 작가, 아니 정지우 변호사를 선임할 것이다. “저 『사람을 남기는 사람』 읽었어요. 서평도 했어요!”라며 살짝 생색을 내며 말이다.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변호를 부탁드릴게요!”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 작가가 말한 대로 고마움이나 부탁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는 법을 실천해 보고 싶다.
나의 사전이 다른 사람의 사전과 교차하며 서로를 풍성하게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사람 사전에 남는다. 누군가에게 나의 이름이 떠올려질 때, 그것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되기를 꿈꾼다.

- 나는 내 삶을 채우는 사람들과 함께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길 바란다.P45
- 단순한 ‘부러움’은 상대를 닮고 싶고 나도 성장하고 싶은 마음, 나아가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시기심은 내 결핍에 박힌 가시가 되고, 좀처럼 뽑히지 않은 채 거기에 더 몰두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가시 박힘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도 없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 삶에는 반드시 시기심을 이겨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이때 우리의 결핍을 마주하고 내가 가진 좋은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집착과 회피에 매몰되기보다는 내 삶의 좋은 것을 기억하며 더 진정한 나 자신이 되어갈 수 있다.P86
- 개인적으로 나는 상당히 허용적인 환경에서 큰 편이라 생각한다.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대체로 하게 내버려두었고, 폭력적으로 강요한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 중학생 때쯤에는 맨날 밤새 게임하느라 그 이후로는 키도 별로 안 커서, 지금의 키가 열다섯 살 때 키로 멈춰 있다. 고등학생 시절에도 밤새워 소설을 쓸 때, 공부 안 하고 왜 그런 걸 하느냐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딱히 없다. 대학생 때부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거의 10년간을 학생이자 백수처럼 지냈지만, 주로 들은 말은 ‘너를 믿는다’에 가까웠다.p89
- '그래서였구나‘ 하고 결정적으로 이해하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이해해버리고 나면 우리는 그를 완전히 미워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해는 때로 위험하다. 그 사람을 깊이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그 사람을 용서할 수밖에 없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명백하게도 이해는 사랑과 직결된다.P96
- 우리가 타인에게 정말로 깊게 공감하면 그 마음에 가장 필요한 말을 할 수 있다. 당신에게 이순 가장 필요한 말, 당신에게 이 순간이 기적이 되는 말 당 에게 구원이 되는 말을 할 수 있다. 가령 어떤 시절, 어떤 순간의 이런 말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너는 할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
"아니야, 도망치지 마. 도망치면 안 돼.
"너는 좋은 사람이야. 너도 그걸 알고 나도 그걸 알아.
"힘들겠지만 이 순간을 견뎌야 해. 그럼 너는 반드시 빛날 거야.' '포기하지 마. 지금 포기하는 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아니잖아.
"너는 잘해왔어, 나는 알아, 그러니까 자책하지 않아도 돼"P97
- 내가 정확하고 의미 있는 걸 주면 그만큼 신비로운 선물을 건네받았다. 내가 그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면 그는 내게 기대도 하지 않았던 놀라운 선물을 주곤 했다.P123
- 눈곱만큼의 지혜가 있다면 탈탈 털어 그날의 글 속에 다 넣어버린다. 내가 아는 약간의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면 역시 남김없이 매번의 글에 다 뱉어놓는다.p126
- 우리는 서로의 새벽을 지켜줄 몇몇 사람을 갖고 다시 삶의 나머지 시간을 견뎌낸다. 그러고 나면 삶은 이제 한 바퀴를 모두 돌아 있을 것이다. 그 한 바퀴를 함께 돌 몇몇 사람들을 붙잡는 것이 그저 삶이다. P142
-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하고, 스스로의 책임을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어른이 되지 못하면 결국 그 화살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P152
- 삶에서 가장 중요 할 수 있는 '관계'에 우리는 마음과 시간을 써야 한다. 그 것이 우리 삶을 더 삶다운 삶으로 만든다. P248
- 약점 잡히면 골 세상이라도무너질 것 같지만, 생각보다 별일 없다 오히려(약한 그지정) 로 사람은 이어지고 녹아내리고 접속한다.,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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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