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고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옷을 좋아하는 저자가 어느 날, 행거가 옷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자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깨달음을 담고 있다.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쾌적해진 집을 보고 홀가분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건 찰나의 감정이었을 뿐,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미니멀 라이프에서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점이다.

내가 꾸준히, 주기적으로 비우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을 더 마음껏 좋아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것, 원치 않는 것, 낭비되는 것을 줄이고 비운 자리를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필요한 것으로 더 촘촘히 채우기 위해서다. 삶에는 정답이 없듯, 미니멀 라이프에도 정답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텅 빈 방이 미니멀 라이프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아니었다.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 이것이 나의 미니멀 라이프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정리할 수 없는 상태일 때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만 남기고, 그것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삶이 미니멀 라이프가 주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한번 소유한 물건은 마치 죽을 때 가져갈 것처럼 애지중지 소중하게 쓰다가도 만약 이 물건의 쓰임이 다한다면 미련 없이 기꺼이 비우겠다는 마음으로 산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있을 때 충분히 누리겠다는 가벼운 마음은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한다.

모든 물건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물건은 사용할 때 가치를 가지지만,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버릴 때가 된 것이다. 또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둔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언젠가는 사용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삶에 부담이 될 것이다. 평소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편이라, 저자의 이런 마음가짐을 배워야 한다고 느낀다.

비우다 보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인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줄어들면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 한 뼘 더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저자의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비움의 미학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비우고, 줄이고, 정리하면 더 안전하고 쾌적하고 공간을 만들 뿐만 아니라 물건을 찾고 구매하는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로 인해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