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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mm83
- 작성일
- 2025.2.3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 글쓴이
- 이호 저
웅진지식하우스
대형 참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견디는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질문
‘죽은 자를 보며 산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지난한 사건 사고를 통과하며 오랫동안 법의학자의 길을 걸어 온 훌륭한 교수님을 책으로 만났다. 고된 경험들 속에서 찾은 의미들을 책으로 엮은 교수님은 이시대의 진정한 예술가이며 작가다.
삼풍 백화점을 시작으로 수많은 참사와 재난 현장을 거치며 느낀 사회 시스템과 제도적 결함,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의 부조리함, 그 밖의 참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온갖 모순과 비합리를 고발한다. 이 고민은 결코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어서 읽는 누구라도 마음속에 무거운 돌을 하나 껴안게 되지만, 그는 참사의 원인을 알면 예방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시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
또한 성경을 비롯한 마르쿠스 명상록,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그리스로마신화 등 범주를 넘나드는 인문고전을 다수 인용함으로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사유의 깊이를 더했다.법의학이라는 무겁고부담스러운 주제를 사적인 경험담으로 풀어 부드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친절한 책이다. 감동을 주는 동시에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히는 좋은 책이다. 강추한다. 과거에 ‘죽음’생각의 문턱 앞에서 고개를 떨군 적이 얼마나 많았나 생각한다. 어릴 때 ‘죽는다’는 말은 금기어였다. 내 부모님은 내가 그런 비슷한 단어를 내뱉기만 해도 인상을 썼다. 반평생을 통과하는 지금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많은 이유로 살고 있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더 분명히 죽음을 정의하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잘 살기 위해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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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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