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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긋
- 작성일
- 2025.2.6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 글쓴이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
모스 그린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는 괴테의 작품 중 "자연을 관찰한 시"를 골라 한스-위르겐가우데크의 수채화와 묶어 만든 시집이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자유주의 문학의 선구자인 괴테의 시는 수채화의 물빛과 하나처럼 어울린다.
시집을 펼치니 아름다움이 흘러 넘쳤다. 각 페이지마다 시의 언어와 그림의 색채가 이별하듯 나뉘어 있지만, 양쪽으로 시선을 오가며 다른 매력의 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서, 결국은 하나의 새로운 예술로 감상할 수 있어서 호강스러웠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에서 만난 괴테의 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노래하고 있다. 괴테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교감하는 순간을 시로 남겼다. 괴테의 시를 읽는 동안 겨울 내내 잊고 있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되살아났다.
느낌표를 남발하며 괴테가 감탄하는
자연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공감하고 싶어, 반짝이는 생명들을 기억에서 꺼내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사계절. 매해 돌아오는 계절은 변화무쌍하게도 한결같이 늘 우리 곁에 있었다. 벌거벗은 계절, 이 황량한 겨울마저 참으로 소중하다.
<5월의 노래>
이 얼마나 찬란히 빛나는가요!
내게 자연은!
태양은 반짝이고
들판은 웃음 집니다.
나뭇가지마다
꽃을 피어나고
떨기에서 터져 나오는
수천 개의 목소리,
그리고 모든 이의 가슴에서
솟구치는 기쁨과 희열.
오 대지여! 오 태양이여!
오 행복이여! 오 환희여!
<밤>
(중략)
심장을 더듬고
영혼을 녹이는 전율이
서늘한 곳에서 덤불을 지나며 속삭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달콤한 밤인가요?
기쁨이여! 환희여! 붙들 수가 없군요!
하늘이여, 허나 나는 그대에게
그런 밤을 수천 허락할 터이니
나의 소녀가 내게 단 하룻밤만 주었으면.

자연 속에서 괴테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살피고 살폈다. 그래서 괴테의 시에는 다양한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기쁨, 슬픔, 사랑, 고뇌 등 다채로운 감정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본질 중에 본질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좋다, 나쁘다 갈라버린 감정을 괴테는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그저 그대로 우리에게 다 필요한 감정들인데 제거하거나 줄여야 한다고 잘못 해석해버린 습관적인 행태가 새삼 너무나 어리석다싶다. 나쁜 감정이 들어도 그냥 그렇게 그대로 느껴버리면 어떨까. 감정은 곧 사라져버리니까 말이다.
어린아이가 쓴 동시처럼 순수한 동심이 느껴지는 순간도 좋았다.
<들장미>
소년이 말했죠. 너를 꺾을 거야.
들에 핀 장미야!
장미가 말했죠. 너를 찌를 거야.
영원히 나를 잊지 않도록.
난 꺾이기 싫어.
장미, 장미, 빨간 장미,
들에 핀 장미.
<요정의 노래>
자정에, 사람들이 잠이 들어야 겨우,
달님은 우리를 비추고
별님은 빛을 뿌리지요.
그제야 우리는 거닐고 노래하며
신나게 춤을 춥니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괴테의 시는 삶의 지혜와 성찰도 전한다. 괴테만의 가치관이 내게도 물드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독서였다. 자신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괴테의 목소리는 깊고 넓다.
<물 위를 떠도는 영혼들의 노래>
사람의 영혼은
물과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와
하늘로 올라가고
다시 내려와
흙이 되어야 합니다.
영원히 돌고 돌면서.
(중략)
사람의 영혼이여,
그대는 물을 닮았습니다.
인간의 운명이여,
그대는 바람을 닮았습니다.
<서동시집>에서
자신을 알고 남을 아는 사람은
여기서도 깨달을 겁니다.
동양과 서양이 이제 더는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하며 두 세상 사이에서
마음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그러니 동양과 서양 사이를
오고 가세요. 최선을 다해!
<지금>
(중략)
그대가 춤을 추며 몸을 흔들면
온갖 별들이 몸을 흔듭니다.
그대와 함께, 그대를 에워싸고서.
(중략)
그대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러기에 꽃과 달과 별,
태양은 그대만을 섬깁니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덕분에 미리 봄을 맞았다. 수채화의 화려한 색채가 주는 생명력이 꽃이 만발한 봄을 데려다주었다. 이 싸늘한 겨울이 어서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처럼 따뜻하고 자연 향기 물씬 나는 시집으로 이른 봄을 찾아오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 모스그린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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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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