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리뷰

cphchoi
- 작성일
- 2025.3.2
육아인 줄 알았는데 유격
- 글쓴이
- 고유동 저
문학세계사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이야기 속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육아를 경험한 아빠라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생각했다. ‘대한민국 아빠들의 지침서가 여기에 있구나.’
저자는 말한다. 아이를 사랑하며 키우는 일은 결국, 약간의 땀이 섞이면 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깊이 묻어둔 기억을 하나씩 꺼내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과, 언젠가 미래의 딸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남기고자 이 책을 썼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보이지 않는 심리전과 미묘한 갈등이 촘촘히 엮여 있음을 느낀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가족의 대화에서 논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화란 논리의 싸움이 아니라, 감정의 물결 위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카이스트 석사 학위를 지닌 저자조차 미취학 딸과의 심리전에서는 늘 무너지고 만다.
나 또한 두 아이를 키우며 울고 웃었다. 육아의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순간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을 그저 지나쳐 버렸다. 왜 저자처럼 기록하지 않았을까. 왜 그 소중한 순간들을 붙잡아 두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밀려온다.
저자는 육아 속에서 맞닥뜨리는 숱한 고민과 깨달음을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낸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떼를 쓸 때,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슬며시 휴대폰을 내밀던 순간. “키즈카페에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와.”라는 아내의 말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던 날. 엄마가 싫어하는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이며 ‘비밀’이라던 약속이 딸의 배신으로 무너졌을 때. 그리고 몸은 육아를 돕고 있지만, 시선과 마음은 휴대폰 속 세상을 헤매고 있을 때.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이다.
아이를 품에 안으면, 세상에 이토록 사랑스러운 존재가 또 있을까 싶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의 이면에는 때때로 지침과 분노가 공존한다. 저자는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어떻게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며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만약 이 책을 육아 전에 만났다면, 가족의 눈물을 나의 땀으로 대신할 수 있었을까. 아이를 품에 안을 날을 기다리는 예비 아빠들에게, 그리고 지나온 육아의 시간을 추억하고 싶은 모든 아빠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육아인줄알았는데유격 #고유동지음 #고유동작가 @kkuixote
#아빠들의지침서 #육아시트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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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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