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거나 수집 중인 시리즈 중 신작이라는 이유가 크고, 그다음은 제목이 끌리거나 표지가 예쁘거나 이다. <제주는 잘 있습니다>라는 책을 고른 이유는 그리움이었다. 몇 해전에 혼자 제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문득문득 제주가 떠오르고는 한다. 사진으로 담긴 제주와 그림으로 담긴 제주를 고민하다 사진으로 담긴 책을 선택했다.

좋아하는 것만 살 순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요즘의 나는 그것을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내게는 무모함이 조금 생겼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는 마음이 강해지고, 그 결과로 다양한 것을 조금씩 경험해보고 있다. 읽고 싶은 책을 읽기 위해 모든 것을 초기화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필사 대기가 스무 권에서 서른 권 정도 밀려있다. 이 책을 모두 기록으로 옮기고 나면 진정한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다시 한번 제주를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