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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바람

작성일: 2025.3.22

도서명 표기 — 북한 도시 이해
글쓴이
강채연 저
바른북스
평균
9.6 (11)
꽃샘바람

🌟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바른북스 @barunbooks7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한 도시 이해> - 익숙한 듯 낯선, 도시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

💡언덕 너머에도 도시가 있었다

북한의 도시라 하면 떠오르는 건 대개 ‘평양’ 하나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좁은 시야를 부드럽게 밀어낸다.
청진, 김책, 신의주, 원산, 언덕 너머, 그 너머에도 사람들이 숨 쉬고, 걸으며, 살아가는 도시들이 있었다는 걸 알려준다.
도시를 도시답게 만드는 건 풍경보다 삶이라는 걸, 이 책은 말한다.
어디선가 본 듯한 건물, 한여름의 먼지바람, 기약 없는 겨울 밤의 빛.
낯선 도시들이 익숙한 감정들을 건드린다.
북한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때쯤 비로소 보이는 사람들의 도시.
이 책은 그 감정의 경계를 느리게 넘는다.

💡낭만도, 생존도 도시 안에 있었다

철의 도시 청진의 밤에는 시처럼 생존이 흐른다.
항구의 불빛, 지치지 않는 사람들, 빛을 기다리는 어둠.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도시를 단순히 구조나 산업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척을 함께 따라간다.
밤새 항구를 지키는 노동자들, 빙판길을 오르기 위해 차량을 밀어 올리는 손님들.
생존은 투쟁이 아니라 일상이고, 낭만은 체념이 아니라 계속 살아내는 감각이다.
도시란 결국 그렇게 견디는 마음들로 채워진 공간이 아닐까.
김책시를 설명하는 한 문장에도 사람 냄새가 오래 남는다.

💡도시도, 그 안의 사람들도 변한다

도시의 모습은 닫혀 있는 것 같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 책은 북한의 도시를 고정된 이미지에서 꺼내 새로운 가능성의 렌즈로 바라본다.
통일 이후를 상상하며 펼쳐지는 도시들, 첨단 기술과 결합된 통일도시의 가능성,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갈 우리가 설계해야 할 미래까지.
저자의 상상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독자를 ‘설계자’ 로 초대한다.
아직은 접근조차 어려운 도시들이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마주해야 할 변화의 풍경이 된다.
도시도 생명체처럼 진화한다.
낡았다고 끝난 것이 아니듯, 닫혔다고 멈춘 것도 아니다.

💡도시의 얼굴은 결국 사람이다

도시의 정체성은 고층 빌딩이나 도로망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도시 개념에 질문을 던진다.
사람 없는 도시란 결국 모형일 뿐이라는 듯이.
거리의 걸음, 포장마차의 연기, 우연한 눈빛들이 쌓여 도시의 얼굴이 만들어진다.
북한 도시를 설명하면서도 저자는 건조한 설명 대신 ‘숨결’ 에 가까운 서술을 택한다.
도시의 권력과 자원, 구조를 분석하면서도 결국 사람에게 시선을 준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북한 도시가 아닌, 누군가의 도시, 한 사람의 도시가 더 오래 남는다.
도시를 걷는다는 건 결국 타인의 삶에 들어서는 일인지도 모른다.

📖서평 요약

북한의 도시를 지도 위 데이터로만 기억해온 사람이라면, 이 책은 낯선 충격처럼 다가올지도 모른다.
건축물도 제도도 아닌, 결국 도시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건 사람임을 말해준다.
불완전한 기록과 상상 사이에서 북한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열리지 않은 미래까지 차분히 펼쳐낸다.
이건 공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존과 꿈이 깃든 도시의 초상이다.

책과콩나무를

바른북스@barunbooks7도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