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예전 일을, 당시 대화에 썼던 단어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내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반면 나는 기억력이 매우 나쁜 편인데, 친구들이 “그때 그랬잖아~!“하고 다그치면 눈치로 ”아, 맞아. 그때 그랬지.“ 하며 넘어가곤 한다.

나는 주변 사람들과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생산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칫 과거 속에서 살다보면 과거를 지나치게 미화하면서 오늘과 내일을 괴롭다고 쉽게 단정짓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과거와 더불어 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생각이다.

과거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를 정확히 기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를 돌아보며 내일을 거울 삼아 자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고 오늘과 내일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대충 눈치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기쓰는법 에서 저자 #조경국 은 과거를 잘 기억하고 자성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일기를 쓰기를 권한다.

끈기 부족을 이유로 일기를 못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떻게 하면 일기를 꾸준히 쓸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시작했다. 저자는 일기를 부담없이 쓰기 시작할 수 있는 팁(예를 들면 6하원칙을 이용하라 라던가)부터, 일기를 쓰면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자기‘ 라는 심오한 이야기까지 일기 쓰기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작가의 생각과 대가들의 일기 등을 인용하면서 일기쓰기에 대한 꽤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야기 중 조선시대 유만주와 그의 아버지 유한준의 이야기에 포의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크게 공감했다. 이외에도 저자는 일기와 관련한 여러가지 재밌는 사례를 보여주면서 “이래도 일기 안쓸꺼야?” 라고 유혹한다. 그 유혹에 넘어가 오늘 이틀째 일기를 쓴다. 오늘 날씨는 맑고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