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SNS 타임라인은 몇 초 단위로 갱신되고, 유튜브 쇼츠와 릴스는 우리의 집중력을 휘두른다. 스마트폰의 알림음은 우리가 겨우 잡아낸 생각의 실마리를 무참히 끊어버린다. 놀랍도록 편리한 이 디지털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필립 길버트 해머튼의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는 이처럼 피상적인 정보 소비에 익숙해진 우리를 향해, 진지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는가?”

이 책은 단순히 독서나 공부를 잘하는 법을 말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지적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는 철학적 지침서에 가깝다. 해머튼은 “지적 생활(intellectual life)”이란 단지 많은 책을 읽고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의 태도와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깊은 사고와 사색, 성찰을 통해 우리가 더욱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적인 삶을 ‘특정한 환경’에 국한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대한 지식인들 역시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 가족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장애물 속에서도 배움을 이어갔다. 오히려 지나치게 편안하고 자극이 없는 환경이야말로 지적 성장을 방해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다.

배움을 위한 완벽한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여건 안에서 얼마나 간절하게 배우고자 하느냐는 의지다. 해머튼은 이 책에서, 나이 든 지식인들이 종종 “기회가 없었다”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묵직한 경고이자, 동시에 따뜻한 격려이기도 하다.

책은 ‘꾸준함’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단순히 유용하거나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라면 끝까지 파고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결국에는 깊이 있는 통찰로 이어지고, 진짜 실력을 만들어낸다.

또한, ‘딜레탕티즘(dilettantism, 피상적인 지적 유희)’에 대한 경고도 매우 인상적이다. 여러 분야를 겉핥기 식으로 훑고 지나가는 태도는 결코 진정한 성장을 이끌지 못한다. 하나의 주제를 깊게 숙고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사고의 깊이가 생긴다.

지적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설정하고,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과감히 끊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칸트의 일상을 예시로 들며, 진정한 사고를 위해서는 과감히 ‘관습’을 끊어내고 자신만의 사고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무언가를 ‘따라 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는 단순히 책 읽기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깊이 생각하고, 사유하고, 성찰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적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정보가 넘쳐나지만, 그것을 깊이 있게 소화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바꿔낼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히 큰 울림을 줄 것이다.

• 
  

  뉴스와 SNS, 유튜브 등 단편적인 정보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집중력 저하를 느끼는 사람



•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싶은 사람



• 
  

  지적 성장을 원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실천을 미루고 있는 사람



•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고 싶은 사람



• 
  

  깊은 사고를 통해 남들과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고자 하는 사람

생각하는 힘은, 결국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다. 멍청해지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오늘도 조금 더 생각하는 것이다.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는 그런 다짐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하는 책이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이 책을 펼쳐보자. 어제보다 더 깊이 있는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