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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sa30
- 작성일
- 2025.4.13
그림책 토론 100
- 글쓴이
-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저
학교도서관저널
『그림책 토론 100』은 제목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주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더 놀랍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다양한 수업 방법을 고민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마치 기다렸던 퍼즐 조각 하나가 딱 맞아 들어간 것 같은 충족감을 주었다.
현장 교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의 생각을 '말'로 끌어내는 일이다. 질문을 던져도 반응이 없고, 자유롭게 말하라 해도 눈치를 보며 숨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게 하고, 친구의 말을 경청하며, 논리적으로 말하는 훈련을 어떻게 시켜야 할까? 그 고민에 『그림책 토론 100』은 놀라우리만치 정교하고 세심한 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한 수업 아이디어 모음이 아니다. 말 그대로 그림책을 활용한 ‘토론 활동 백과사전’이다.
이 책은 토론기초 18가지, 토론기본 52가지, 토론심화 30가지, 총 100가지의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방법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방법이 어떤 그림책과 어울리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실제 수업에서 활용된 결과와 사진까지 실어 신뢰를 높인다. 게다가 각 토론 방법이 어떤 토론의 본질을 담고 있는지도 세세하게 짚어줘, 이 책 하나면 토론 수업을 처음 해보는 교사도 단단한 토대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이 책이 ‘교사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의 철학을 꿋꿋이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토론은 말싸움이 아니다. 이기는 토론, 논파하는 토론이 아닌, 함께 듣고 함께 말하며 서로의 생각을 확장해가는 여정이다. 이 책이 선택한 매개체가 바로 ‘그림책’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림책은 말보다 먼저 마음을 연다. 선명한 메시지보다는 여지를 남기고, 다 읽은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 틈에서 질문이 피어나고, 그 질문이 토론으로 이어진다. 감성과 이성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구조다.
사실, 최근 교육 현장은 ‘토의’는 강조하지만 ‘토론’은 여전히 낯설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토론은 사고력, 언어력, 공감력, 논리력, 경청력, 협업력까지 다양한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복잡성을 이 책은 그림책이라는 따뜻한 도구로 절묘하게 풀어낸다. ‘경쟁이 아닌 공존’, ‘정답이 아닌 생각의 다양성’을 중심에 둔 이 책의 방향성은 2025년 교육이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특히 나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 소개된 심화 토론 방식들이다. 월드 카페 토론, 전지 찬반 토론, 3단계 비경쟁 독서토론 방식은 단순히 초등학교를 넘어 중등, 고등까지 확장 가능한 방식이다. 이를 초등 현장에서 먼저 시도해보고, 익숙해지도록 돕는다면 아이들은 중고등에 올라가서도 토론이 두렵지 않은, 즐거운 지적 대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싸움닭을 기르는 경쟁 토론’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키우는 비경쟁 토론’의 중요성을 체감한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설계다.
나는 이 책을 단순히 ‘토론 수업 자료집’이 아니라, ‘미래 교육을 위한 교사 지침서’로 본다.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그림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며, 토론을 통해 함께 사유하고 성장하는 경험은 그 어떤 지식보다도 강력하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100가지 방식으로 촘촘히 안내하는 이 책은, 현장 교사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한 ‘동료’가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정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제 가슴에서 다시 머리로 되돌아오는 지혜의 여정을 아이들과 함께 걸어야 한다. 『그림책 토론 100』은 그 여정의 안내자다. 진정한 질문이 살아 숨 쉬는 교실, 말이 살아있는 교실,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꿈꾼다면, 이 책은 반드시 함께해야 할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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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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