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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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고독한 용의자
글쓴이
찬호께이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9.4 (64)
나난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배 쪽이 거뭇거뭇하다. 뭐가 묻었나 싶어서 손을 내밀어 살짝 닦아 본다. 묻어나지 않는다. 이 거뭇거뭇한 점들은 망자의 고백이라는 본문 부분에서 일부러 넣어둔 효과인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내용이 하나. 이 망자의 고백이 하나 그리고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자로 쓰인 제목은 아직 미정인 소설 내용 발췌. 이렇게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야기가 톱니바퀴 돌아가듯 착착착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물론 이 속에도 전체 내용을 이해해야만 알 수 있는 독자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작가만의 트릭이 살짝 녹아있다. 독자들은 얼마나 빨리 그 내용을 제꺽 끄집어 낼 수있을까. 톱니 사이에 끼어버린 아주 작은 이물질 같은 것을 말이다.


여느 때처럼 제일 뒤에 작가의 말을 찾아본다. 없다. 좀 아쉽나 했는데 제일 앞에 한국어판 서문이 있다. 좋다. 작가는 이 책이 [기억나지 않음 형사]와 약간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그 책을 찾아본다. 가지고 있다.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쉬경장이다. 여기에서는 쉬경위로 나온다. 승진을 했나 보다. 두 작품 모두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이 등장을 한다. 이 책을 먼저 읽어도 나중에 읽어도 다 좋다고 되어 있다. 나는 이미 읽었으나 오래 전이어서 기억이 나지 않으므로 다시 읽어볼 예정이다. 


작가의 말에도 나오지만 최근 자신의 이야기가 특이장르를 많이 쓴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사회상을 반영한 추리소설들도 썼다고 한다. 다만 단편이라고. 그래서 찬호께이의 정통 사회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같은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더없이 반갑다. 그야말로 마른 스펀지 물을 숙숙 빨아들이듯이 말이다. 오랜만에 만족할만큼 물을 먹은 듯이 다 읽고 난 이후에 포만감을 느낌다. 그래 이게 내가 좋아하는 찬호께이지.


자살로 추정되는 신고전화. 출동한 경찰은 가족들을 위해서 구급대를 부르지만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마무리가 되어 가나 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그곳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유리병에 보존된 토막시신이다. 이 엄청난 사실이 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었다.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일까. 그 방의 주인은 죽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일까. 그가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자신은 자살을 해버린 것일까. 은둔형 외톨이어서 전혀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사람이라는데 그렇다면 이 토막난 시체들과는 어디서 접점이 생기는 것일까. 나가지 않았다면 밖에서 들어왔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하나.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집이고 누구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말은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낯설다. 그러면서도 또 정겹다. 에전에 한 번 갔었던 여행지를 다시 찾은 그런 느낌이다. 홍콩만의 배경이나 지역이나 이름이나 설정같은 것들은 이야기를 읽는데 있어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홍콩 특유의 정취가 살아 있어서 그 속에 들어앉아 몰입한다. 이 많은 병들의 토막시체. 최종적으로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이들은 어디에서 와서 이렇게 병에 담기는 신세가 되었을까. 남자 얼굴의 독특한 포즈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쉬경위가 중심이 되어서 사건을 이끌어 가지만 이 사건해결에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죽은 사람의 친구이자 옆집에 사는 칸즈위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여겨봐야 한다. 사건해결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이 모든 사건의 가장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찬호께이 사회파 소설은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이런 이야기라면 언제나 오케이다.전체적으로 에폭시처리를 해서 맨들맨들한 표지 위에 살짝 질감있는 실험실 유리병 두개가 놓여진 표지. 손에 닿는 질감이 꼭 유리병을 만지는 것 같이 오소소한 소름이 돋게 만든다. 실제로 유리병은 오히려 더 맨질맨질한데 말이다. 시마다 소지 상을 받은 작가답게 본문 속에서는 유명한 그리고 내가 많이 읽었던 일본 장르소설들이 등장을 한다. 만약 일본소설을 읽고 싶으나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에 나오는 책들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리뷰어클럽리뷰 #책의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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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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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펄

    작성일
    2025.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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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난

    작성일
    20시간 전

    @블랙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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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lllillill

    작성일
    1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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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518

    작성일
    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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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

    작성일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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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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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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