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우수 리뷰 ^*^

키드만
- 작성일
- 2025.5.4
소설 보다: 봄 2025
- 글쓴이
- 강보라 외 2명
문학과지성사
해마다 '소설 보다'의 시리즈로 계절마다 출간되는 이 책을, 올해에는 봄이 다 지나가려 하는 끝자락에서 봄을 읽게 되었다.
'소설 보다' 이 시리즈는 내가 챙겨서 보는 '젊은 작가상' , '이상 문학상' 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내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은 작가들의 솜털 같은 피부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렇게 알게 된 작가들이 젊은 작가상이나 이상 문학상등에 그 이름을 올리면 더 반갑게 그들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집에는 3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연극 배우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은화가 공백기를 깨고 다시 연극 무대에 서 보려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그 오디션이 자신의 아픔을 독백형식으로 풀어내는 연극이었다. 그 오디션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후배, 그 후배와 함께 연극이 아니지만 연극이 되어버린 자신들의 아픔을 공유한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게 젼혀 없는 교포 3세인 듀이. 업무 차 한국에 방문하게 되고 우연히 갖게 된 개인 시간을 보내게 된 곳이 하필이면 광화문의 집회 한 가운데이다. 정치색을 띤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 강요하지 않지만 뭔가 아니러니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듀이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어떤 것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뭔가가 채워지면서 내가 완성되어가는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길거리에 버려진 파란 소파. 거기에 앉아서 한 나절을 보내는 서현. 친구의 죽음과 강제 퇴사. 그리고 실업 급여로 지내고 있다. 그녀에게 길거리의 파란 소파가 주는 안정감. 그곳에서 전 직장의 상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그녀는 놓지 못하고 있던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친구와의 축구공에 대한 일화도 떠 올리며 파란 소파가 남기고 간 그 흔적을 통해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야기들이 짧고 세 편 뿐이어서 하루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상적인 것 같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 나와는 또 다른 타인들이 어떤 형태로 살아 가는지, 어떤 고민들을 어떻게 그것들을 극복하고 때로는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는지.
인생의 또 다른 면들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소설 읽기의 시간이었다.
'새틴 바우어가 파랗고 쓸모없는 물건들로 공들여 정원을 장식하듯, 사람들 앞에서 고통의 파편을 훈장처럼 늘어놓던 내담자들.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바우어의 정원'中) p. 21'
'눈 내리는 연말의 밤거리를 통과하면서 은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각했고, 그러는 동안 천천히 비참해졌다.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 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녀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작고 파란 불씨 하나가 그녀의 정원 안에서 고요히 타올랐다. ('바우어의 정원'中) p. 42'
'얼마 후 파란 소파는 사라졌다. 서현은 소파가 없어지는 순간을 보지 못했고 결국 누가 가져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갑작스럽긴 했으나 이번에는 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보다는 드디어??라는 느낌에 가까웠다. 소파 없는 길가는 파란 색감을 상실한 풍경으로 보였다.('남은 여름'中) p. 145'
'그 장면을 바라보며, 서현은 공터 앞에 서 있었다. 공이 자신 쪽으로 절대 날아오지 않길. 그러나 동시에 날아오기를 기다렸다.('남은 여름'中) p. 154'
#소설보다 #소설보다봄2025 #강보라 #성해나 #윤단 #문학과지성사 #소설집
'소설 보다' 이 시리즈는 내가 챙겨서 보는 '젊은 작가상' , '이상 문학상' 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내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은 작가들의 솜털 같은 피부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렇게 알게 된 작가들이 젊은 작가상이나 이상 문학상등에 그 이름을 올리면 더 반갑게 그들을 만나게 된다.
이 소설집에는 3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연극 배우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은화가 공백기를 깨고 다시 연극 무대에 서 보려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그 오디션이 자신의 아픔을 독백형식으로 풀어내는 연극이었다. 그 오디션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후배, 그 후배와 함께 연극이 아니지만 연극이 되어버린 자신들의 아픔을 공유한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게 젼혀 없는 교포 3세인 듀이. 업무 차 한국에 방문하게 되고 우연히 갖게 된 개인 시간을 보내게 된 곳이 하필이면 광화문의 집회 한 가운데이다. 정치색을 띤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 강요하지 않지만 뭔가 아니러니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듀이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어떤 것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뭔가가 채워지면서 내가 완성되어가는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길거리에 버려진 파란 소파. 거기에 앉아서 한 나절을 보내는 서현. 친구의 죽음과 강제 퇴사. 그리고 실업 급여로 지내고 있다. 그녀에게 길거리의 파란 소파가 주는 안정감. 그곳에서 전 직장의 상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그녀는 놓지 못하고 있던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친구와의 축구공에 대한 일화도 떠 올리며 파란 소파가 남기고 간 그 흔적을 통해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야기들이 짧고 세 편 뿐이어서 하루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상적인 것 같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 나와는 또 다른 타인들이 어떤 형태로 살아 가는지, 어떤 고민들을 어떻게 그것들을 극복하고 때로는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는지.
인생의 또 다른 면들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소설 읽기의 시간이었다.
'새틴 바우어가 파랗고 쓸모없는 물건들로 공들여 정원을 장식하듯, 사람들 앞에서 고통의 파편을 훈장처럼 늘어놓던 내담자들.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바우어의 정원'中) p. 21'
'눈 내리는 연말의 밤거리를 통과하면서 은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감각했고, 그러는 동안 천천히 비참해졌다.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 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녀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작고 파란 불씨 하나가 그녀의 정원 안에서 고요히 타올랐다. ('바우어의 정원'中) p. 42'
'얼마 후 파란 소파는 사라졌다. 서현은 소파가 없어지는 순간을 보지 못했고 결국 누가 가져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갑작스럽긴 했으나 이번에는 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보다는 드디어??라는 느낌에 가까웠다. 소파 없는 길가는 파란 색감을 상실한 풍경으로 보였다.('남은 여름'中) p. 145'
'그 장면을 바라보며, 서현은 공터 앞에 서 있었다. 공이 자신 쪽으로 절대 날아오지 않길. 그러나 동시에 날아오기를 기다렸다.('남은 여름'中) p.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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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