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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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의 일곱 개의 달
글쓴이
셰한 카루나틸라카 저
인플루엔셜
평균
별점9.7 (27)
자유자
 판타지를 생각하며 고른 책이었는데, 책 소개를 읽다 말아서인지 책을 잘못 골랐다 생각들었다. 물론 이 책은 판타지가 맞다. 내가 생각했던 판타지완 결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말이다. <말리의 일곱개의 달>은  스리랑카의 콜롬보에서 일어났었던 살제 사건들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말리 알메이다, 너는 유령이다.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자 말하지 못한 말, 지워진 기억, 전해지지 않을 편지이다." 아픈 기억을 지워진 기억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지워졌기에 전해지지 않을 편지라고는 했지만, 그 사실들을 기억하고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들을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이야기는 1990년 스리랑카의 콜롬보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쓰여진 소설로, 6월 11일 타밀 호랑이 무장단체(LTTE)가 스리랑카 동부 주에서 비무장 경찰관 600여명을 처형 방식의 학살을 자행했다.그 와중에 1990년 수도 콜롬보에서 사진작가 말리 알메이다(실존인물 리처드 드 소이사)가 살해되었다. 이후 스리랑카는 내전이 계속되며 수많은 자국민을 서로 다른 부족들이 서로 간의 부족을 학살했다. (부커상의 수상 이전, 이 책은 7년 여의 긴 시간의 우여곡절 끝에 출간 된 책으로, 2015년 스리랑카에서 <악마의 춤>이라 출간했다가 수정하여 2020년 인도에서 출간, 다시 수정하여 영국에서 출간 될 수 있었던 책이다. 여러 번의 수정을 해서라도 스리랑카의 비극적 현실에 책임이 있는 영국에 알리고 인정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스리랑카는 네덜란드와 영국에 400년 넘게 식민 지배를 받는 동안 내부 균열이 커졌고, 독립 이후에도 민족과 종교 문제로 갈등에 시달려야 했다.) 

 이 소설의 바탕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깔려 있지만, 저자는 이 책을 여러 번 고쳐 쓰면서 괴로웠지만 그럼에도, "스리랑카나 거기 존재하는 유령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쳤다"라 말하고 있다. 소설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유령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들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알리고자 하는 추리 소설이기도 하다. 유령들은 모두 내전 당시 콜롬보에서 죽은 영혼들이다. 소수 민족인 타밀족과 다수 민족인 신할리즈족 사이의 분쟁으로 10만 여명이 죽은 스리랑카 내전이란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주인공은 1990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살해당한 사진작가 말리 알메이다(리처드 드 소이사) 이다. (여기까지가 현실이고,) 말리는 저승으로 가기 전 유령들이 모이는 중간계에서 눈을 뜬다. (여기서 부터 소설이다. 책이 역사적 실제 사건들을 다룬 장편이라 좀 두껍다.)  

 "'일곱 번의 달이 뜨고 지기 전까지 망각의 빛으로 들어가면 다음 생을 살 수 있다'고 안내받지만, 선뜻 빛에 들어가지 않는다. 자신의 카메라를 통해 생전 기억의 파편이 보이기 때문이다. 1983년부터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군 양측 모두에게 고용됐던 그는 무고하고 죽은 이들의 사진을 여럿 지니고 있었다.

'저승 누아르'라 평한 이 소설은 유령과 인간이 공존한다. 그들 사이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의 원인과 어떻게 죽었는지를, 누구에게 죽었는지를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스리랑카인)우리는 너무 쉽게 분열됐다. 이 아름다운 나라가 탐욕과 사소한 것들로 파괴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고 반성적 고백을 하고 있으면서도, "저는 항상 희망을 갖고 있다. 다음 세대는 우리처럼 멍청하지 않"기를 바라며 희망적 미래의 스리랑카를 소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말리는[저자는] 죽음에 대해 복수하기보다는,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고 애쓴다. (이 부분이 이 소설의 진정한 극적인 반전인듯 싶다. 소설은 탐욕과 폭력에 맞서 또 다시 탐욕과 폭력이 아닌 사랑을 선택한다. 반성적 자기 비판을 통해 비폭력적이면서도, 무저항적인 사랑으로의 귀결은 아마도 작가가 간디에게 영향을 받았나 싶기도 하다. 아니면 여러 번 수정하며 많은 내용이 변화되면서 내용이 순화 된 것 일 지도 모르겠다.)

정작 말리는 그가 찍은 사진이 폭동의 진실을 담고 있기에 (흡사 이중 첩자였던) 그는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게 쫒기고 죽고나서도 그의 네거티브 필름을 찾으려는 움직임 속에 말리는 필름도 구하고 친구도 구해야 하는 처지였었다. 폭력과 탐욕의 현실에서의 어떤 특정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에 반하는 상태 였다. 결국 말리는 죽게 되고, 그에게 주어진 기회를 자신의 죽음의 실체를 찾는데 써버린다. 작가는 말리의 죽음을 통해 스리랑카의 현실을 전하고자 하면서도, 이 책이 그 잊혀져 가는 스리랑카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를 소망하기도 한다. 이는 분노가 아닌 사랑의 힘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는 걸, 사랑의 힘 더 크다는 걸 깨닫기를 바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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