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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깊을수록 삶은 단순하다
글쓴이
레베카 라인하르트 저
갈매나무
평균
별점9.1 (33)
komdoli24

 과잉정보와 과잉선택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레베카 라인하르츠는  매순간 스크린 속에서 답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답'이 아니라 '질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스스로 사유하고 질문을 찾는 힘.

 그것을 '철학'이라고 부른다.


 철학은 사유의 깊이가 아니다. 철학은 실천의 방향이며 '삶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다.


 흔히 철학이라고 한다면 복잡하고 어렵고 깊다고 생각한다. 다만 철학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삶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보다는 무엇을 없애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정보가 넘치고 선택지가 많을수록 인간은 방향성을 잃기 쉽다. 그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은 놀랍게도 '깊은 사고'가 아니라 '명료한 기준'이다. 레베카 라인하르츠'는 철학은 바로 그 기준을 만들어주는 틀이라고 말한다.


 디오게네스는 항아리 하나에 살면서도 '가장 부유한 사람은 아무것도 필요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하라'라는 말을 했다. 이 둘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고 다른 언어를 사용했지만, 공통적으로 복잡함을 거절했다. 그 거절이야 말로 덜어냄과 단순함이 시작이자 철학의 실천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풍요'가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를 정기 구독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컨텐츠가 있으면 시청료를 지불한다는 느낌으로 한 번씩 구독을 신청했다가 취소하길 반복한다.


 넷플릭스를 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이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주는 '풍요'가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렇다. 인간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더 무기력해진다. 가령 3가지 맛의 잼을 제안받았을 때 보다 24가지 맛의 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잼의 구매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실험이 있다. 즉 풍요는 오히려 결정을 방해하고 과잉이 효율을 마비시킨다는 것을 말한다.


 매일밤 침대에 누워 '오늘은 어떤 영화를 볼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잠에 드는 일을 반복하면서 풍요가 주는 피로을 직접 경험하곤 했다. 실제로 꽤 커다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식사 메뉴를 아예 정해 놓는다거나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으로 '결정피로'를 줄인다. 고로 삶을 어떻게 하면 단순화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아이러니하게 다른 의미에 '풍요'로 다가온다.


 '풍요'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금전적 풍요'나 '시간적 풍요', '정신적 풍요'처럼 우리가 이상적으로 바라는 '풍요'가 있는가 하면, '의미없는 말을 무지막지하게 하는 일'이나 아침에 '무슨 옷을 입을까',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저녁에는 무엇을 볼까' 등 꽤 소비적인 풍요도 있다.


 모두가 전자의 것들을 얻고 싶어하지만 대체로 우리는 즉각적이고 빠른 결과를 내놓는 '후자'의 것들을 선택하고 만다. 


 라인하르츠는 이런 맥락에서 현대인을 일종의 '선택 중독자'라고 진단한다. 우리는 수천 개의 선택지 앞에서 자유를 누리는 게 아니라, 선택의 피로에 시달리며산다.


 세상은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이야기를 늘어 놓을 뿐이고 거기서 우리가 요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행동'일 뿐이다. '이 제품은 다른 제품보다 더 저렴합니다.', '이 서비스는 당신을 더욱 즐겁게 해줄 것입니다'와 같이 다양한 홍보물들이 매순간 따라다니며 재잘거리지만 그 '말의 풍요'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빈곤을 느끼곤 한다.


 책의 어떤 부분에는 '정신적 피로'가 쌓인 현대인이 도움을 받기 위해 '명성 서비스'를 찾는다고 한다. 거기서 서비스는 '당신을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자, 한달 결제 시 얼마, 1년 정기 결제시 몇 프로 할인'이라는 제안을 한다고 말했다. 맥락상 해당 구간이 내가 느낀 바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


 삶은 '병'과 '약'을 골고루 주며, 병이 나는 이유를 팔고, 약을 파는 이중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철학자들의 답변과 현대적 해석을 엮는다. 가볍게 읽고 삶을 정리하길 독려한다.


 철학이 깊을수록 삶은 단순해진다. 도서의 제목이 주는 통찰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다.


 '지금 내 삶에서 반드시 남겨야 할 한 가지는 무엇인가'

 '지금 당장 덜어내야 할 첫 번째는 무엇인가'


다 사용한 치약뚜껑도 버리지 못하는 철학은 과연 무엇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볼거리가 많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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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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