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없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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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영원한 천국
글쓴이
정유정 저
은행나무
평균
별점8.6 (262)
길없는사람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완전한 행복, 영원한 천국 작품을 보면 정유정은 우리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이 있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좋아하는 작가들 모두 나름의 작풍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름이 장르로서 느껴질 정도로 색채가 뚜렷한데, 정유정 작가는 유독 우리 문학계에서 희소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내인생의 스프링캠프 처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이력도 자기만의 뚜렷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것도 내가 애정하는 작가들의 훌륭함은 하나로 그치지 않는다.


오래전 여의도까지 가서 작가의 강의(?) 출판 기념 토크쇼였나? 를 듣고 줄 끝에 서 마지막에 싸인을 받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나는 정유정 작가의 새로운 작품에 항상 기대가 된다.


새로운 작품 마다 새로움이 발견된다. 이렇듯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라니…


미래세계를 디스토피아로 그려내는 서사는 이미 너무나 많은 매체를 통해 선보여져왔고 미래세계라는 이미지 또한 어떤 클리셰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술에 대한 실현가능성이나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한계에 대해서 작가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과 달리(혹은 내가 더 관련 분야에 대하여 무지하기 때문일지) 핵심적으로 전제가 되는 룰라의 세계관은 인간의 욕심(?)이 실제로도 개별적 인격과 이성의 불멸을 가져오지는 않을까 싶을정도로 위화감이 없었다.


이미 다른 매체에서도 인간의 정신세계를 디지털 공간을 통해 지속하도록 하는 설정은 다양하게 활용되었고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혹은 그렇게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중단 없이 인간의 이성이 영속되는 것이 가지는 의미(유한이라는 전제가 만들어 내는 삶의 희소성 또는 소중함에 대한 회의 등)에 관하여 대중에게 문제의식을 던지는 것들은 일종의 공식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세상을 기획하여 살수 있다(그리고 그런 자기만의 세계를 작가를 통해서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작가적 개입이나 상상력이 부가된 것이라 느껴졌고 이야기의 구조 자체도 일반적인 액자형과는 상이한 소설속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멀티유니버스와 같은 평행구도의 소설속 소설이라는 이미지가 느껴졌다.


시대적 흐름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기재들이 문학의 소재로 활용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면서도 어떤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가가 결국 차이를 만들고 작가의 색채를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롤라의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해상 그리고 그 삶을 안내한 제이와의 인연과 사연은 행복하면서도 애잔하다. 제이가 해상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영문을 알 수 없이 제이와 단절된 해상의 막막함과 허망함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을법하다. 제이를 잃고 해상이 무한의 세계를 떠돌이 늑대마냥 방황한 이야기만으로 영원이라는 말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나는 경주가 너무 아파서 안타까웠다. 경주가 짊어져야 하는 상처와 비극, 불운한 성장의 시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신기루 처럼 찾아왔던 행복을 영원히 지속하려는 선택이 아니라 그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영원한 천국을 향한 제한된 티켓을 갖기 위해 투쟁하고 그 세계로 입성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화염을 향하는 불나방처럼 유전자에 새겨진 욕망 때문일까? 오히려 죽음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유한한 인간의 육체와 에너지 그에 종속된 관념이 행복한건 아닐까?


 행복이 계속 곁에 남아있지 않더라도 변하더라도  행복의 지점을 타격한 순간과 경험이 찰나였더라도 그랬기 때문에 의미있었던것 아닌가 하는 자연스러운 평가를 우리는 점점 잊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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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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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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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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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zz0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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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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