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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ccup77
- 작성일
- 2025.6.22
앵무새 죽이기
- 글쓴이
- 하퍼 리 저
열린책들




양심을 강조하는 아버지 애티커스가 자식을 대하는 방식과 그가 하는 일들에 집중하며 읽었다.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 변호사는 편협한 미국 남부지역에서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흑인 변호를 맡으며 양심에 대해 이야기하는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상황을 볼 줄 알게 될 때 그 사람을 정말 이해하게 될꺼다 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생각하는 현실에서 다소 보기힘든 인물이다.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작가 자신으로 대변되는 애티커스 핀치 변호사가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지키며 살아가면 좋을지 고민하는 장면에서는 시대정신을 가진 작가의 고뇌가 느껴진다. 백인의 선의에 기대는 수동적인 착한 흑인을 제약적으로 그렸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소외된 은둔자 이웃 부 래들리를 비롯하여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인이 찍힌 톰 로빈슨과 같이 나와 다른 사람들 즉 나와 다른 소수와 약자에 대하여 기존의 관행을 깨는 용기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많은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었지만,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독일은 독재 국가라며 히틀러의 박해와 편견을 비판하는 게이츠 선생님이 왜 흑인 톰 로빈슨에 대해서는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며 비열하게 대하는지 모르겠다는 스카웃의 의문에 나를 돌아보았다. 나와 관계가 없으면 관용을 보이고 나의 이익과 연관이 되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세상을 이중 잣대로 바라보며 살지는 않았는지 반성했다. 스카웃의 순진무구한 의문들은 여전히 백인 경찰과 흑인간의 비극적인 갈등이 매체에 오르내리며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이 잘 되지 않고 있는 미국을 떠올리게 했고, 탈북민과 이주민들에 대한 잘못된 시선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량한 앵무새를 해치는데 동참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나라의 현실을 돌아보게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바라만 보던 금기의 영역이었던 이웃 부 래들리 아저씨네 집 대문 안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스카웃이 그곳에서 동네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 '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그 참다운 의미를 깨닫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리지만 나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하는 스카웃의 모습에 인간이 같이 존중하며 살아간다는게 무엇인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편견이 참 무섭다는 생각부터 나는 과연 양심을 가지고 나의 신념대로 행동하며 올바른 정의를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각종 혐오범죄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지금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러 노력들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애티커스 변호사를 지지하는 모디 앳킨슨 아줌마의 말씀이 마음을 스친다.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들어가서 세상을 바라보며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함께 세상의 주인으로 상호 공존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지금 당장 찾아오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렇게 이 책「앵무새 죽이기」를 계기로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며 성찰하고 대안을 찾으려 한 걸음씩 내딛으며 조금씩 발전하면서 희망을 가져보면 어떨까?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돌아보고, 그런 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은지 생각해보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지금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거야. 아기 걸음마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진일보임에는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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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