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낭만선녀
- 작성일
- 2025.6.23
겐지 이야기 1
- 글쓴이
- 무라사키 시키부 저
한길사
완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세계 최초의 창작 장편 소설로 일본 문학 최고의 보물이라 할 만한 작품.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필명은 작품 속 어린 아씨였던 무라사키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도 하고 아버지의 직함이 식부승이었기에 그렇게 자주 불렸기에 그대로 필명을 삼은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고. 아버지가 후지와라 일가의 방계인 것으로 보아 상당히 명문가 출신이라고 볼 수 있다고. 헤이안 시대에는 외척 정치가 상당했던 지라 명문가에서는 딸을 교양있게 키워서 왕가 시집 보내려 하는 이들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교육담당 시녀들을 고용했는데 그에 따라 여성들도 와카나 한시를 짓고 서예를 하고 바둑을 두는 것이 행세 하는 집안에서는 당연한 일이었고 이미 가나 문자가 많이 보급되었던 지라 이렇게 창작 활동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루어 졌다고도 볼 수 있단다.... 만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라사키 시키부가 문학 천재인 것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궁중 소설이라... 프랑스의 드 라클로가 위험한 관계를 썼던 게 언제더라, 라파예트가 클레브 공작부인을 쓴 것은? 수백 년 뒤의 일이다. 11세기가 열리자마자 이 책이 나오고, 궁중에서부터 널리 읽혀서 저자까지 퍼진 그야말로 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영원한 고전으로 남았다는.
겐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일본에 장편 소설, 대하 소설, 연애 소설의 역사가 그대로 이해된다. 우리는 왜 노벨 문학상을 일본이나 중국보다 늦게 받았을까 라는 질문을 더러 들었는데, 나로서는 우리 소설의 역사가 그만큼 짧아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중국의 4대 기서에 비할 책이 없고, 일본의 겐지 이야기나 군키 모노가타리에 비할 책이 없는 건 사실이니까. 물론 이것은 내가 한국 소설을 별로 읽지 않은 것에 대한 핑계에 불과하다 ㅎㅎ
여튼, 겐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저런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오래 전에 지인에게 한 질을 선물 받고도 제대로 다 읽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에!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한길사에서 나온 이 책은 현대 일본어로 번역한 판본을 번역한 것인데 어색하지 않게 매끄럽게 번역된 편. 다만, 본래의 와카나 한시 원문이 전혀 없어서 좀 아쉽기는 하다.
어차피 하카루 겐지라는 역대급 미모의 남성의 파란만장한 연애 행각에 대한 이야기라 줄거리 자체보다는 읽는 재미가 가득한 책이니 내용 정리는 관두는 게 좋겠고 맘에 드는 시나 한 두 수 쓸까 한다. 친절하게도 각 에피소드마다 아름다운 시구를 추려 놓았으니 그거 말고 다른 시로.
밝아오는 아침 하늘에
안개 자욱하여
앞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데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그리운 그대의 집 대문이 있으니
이에 누군가 화답하니...
걸음을 멈추고
안개 자욱한 이 울타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
닫힌 사립문이
무슨 걸림돌이 되리오.
아, 좋구나.
겐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일본에 장편 소설, 대하 소설, 연애 소설의 역사가 그대로 이해된다. 우리는 왜 노벨 문학상을 일본이나 중국보다 늦게 받았을까 라는 질문을 더러 들었는데, 나로서는 우리 소설의 역사가 그만큼 짧아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중국의 4대 기서에 비할 책이 없고, 일본의 겐지 이야기나 군키 모노가타리에 비할 책이 없는 건 사실이니까. 물론 이것은 내가 한국 소설을 별로 읽지 않은 것에 대한 핑계에 불과하다 ㅎㅎ
여튼, 겐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저런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오래 전에 지인에게 한 질을 선물 받고도 제대로 다 읽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에!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한길사에서 나온 이 책은 현대 일본어로 번역한 판본을 번역한 것인데 어색하지 않게 매끄럽게 번역된 편. 다만, 본래의 와카나 한시 원문이 전혀 없어서 좀 아쉽기는 하다.
어차피 하카루 겐지라는 역대급 미모의 남성의 파란만장한 연애 행각에 대한 이야기라 줄거리 자체보다는 읽는 재미가 가득한 책이니 내용 정리는 관두는 게 좋겠고 맘에 드는 시나 한 두 수 쓸까 한다. 친절하게도 각 에피소드마다 아름다운 시구를 추려 놓았으니 그거 말고 다른 시로.
밝아오는 아침 하늘에
안개 자욱하여
앞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데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그리운 그대의 집 대문이 있으니
이에 누군가 화답하니...
걸음을 멈추고
안개 자욱한 이 울타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
닫힌 사립문이
무슨 걸림돌이 되리오.
아,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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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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