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음 작가의 『좋아요가 싫어요 1』은 단군신화 속 호랑이가 21세기 유튜버로 변신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어린이 동화입니다. 배고픔에 지친 호랑이 어흥이가 사람이 되기 위해 웅녀 할멈을 찾아가는데, 그 조건이 무려 "유튜브 '좋아요' 100만 개"라는 설정은 현대 사회의 인정 욕구와 디지털 미디어의 영향력을 재치 있게 풍자합니다. 어흥이는 치킨, 피자, 라면 먹방을 시작으로 실버, 골드 버튼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좋아요'를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타인의 시선에 맞추려는 몸부림 속에서 점차 지쳐갑니다. 이 책은 인기 유튜버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불안감과 자아 상실이라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호랑이의 좌충우돌 인간 세상 도전기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꼬집어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좋아요' 수가 줄어들면 다시 호랑이로 돌아간다는 계약 조건은 마치 현대인이 사회적 인정과 평가에 얼마나 목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어흥이가 더 높은 층의 좋은 방에서 살기 위해, 즉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좋아요'에 집착하는 모습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무한 경쟁 사회의 단면을 투영합니다. 자신의 본질을 잃고 외부의 평가에 휘둘리는 어흥이의 모습은 오늘날 SNS에 둘러싸여 불안정한 자존감을 경험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어흥이의 여정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 타인의 인정 욕망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좋아요가 싫어요 1』은 옛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어린이들에게 디지털 사회의 본질과 인정 욕구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수작입니다. 유쾌하고 재기 발랄한 서사와 생생한 삽화는 독자들의 몰입을 돕고, 어흥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용기를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SNS와 미디어 속에서 '좋아요'에 익숙해진 모든 연령대의 독자들이 자신의 삶과 자아를 되돌아보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책에서 찾은 흥미로운 문장을 소개합니다.
-웅녀 할멈은 누가 들을세라 호랑이에게 다가와 귀에 속삭였어요.
"사람이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 둘째,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셋째, 유튜브에 '좋아요' 100만 개를 받아야 한다. 알겠느냐? 이것이 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받는 길이다. 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받으면 짐승이라도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라도 짐승 취급을 받는 곳이 사람 사는 세상 이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