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의 시

수수꽃다리
- 작성일
- 2010.6.4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 글쓴이
- 장석남 저
문학과지성사
불 꺼진 하얀 네 손바닥
- 장석남
내가 온통 흐느끼는 나뭇가지 끝에서
다가갈 곳 다한 바람처럼 정처없어할 때
너는 내게 몇 구절의 햇빛으로 읽혀진다
가슴 두드리는 그리움들도
묵은 기억들이 살아와 울자고 청하는 눈물도
눈에 어려
몇 구절 햇빛으로 읽혀진다
불 꺼진 하얀 네 손바닥
햇빛 속에서 자꾸 나를 부르는 손짓
우리가 만나 햇빛 위를 떠오르는 어지러움이 된다면
우리가 서로 꼭 껴안고서 물방울이 된다면
정처없는 발자국 위에도
꽃이 피어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리
(문학과지성 시인선112 장석남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에서)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군요.
'온통 흐느끼는 나뭇가지 끝에서
다가갈 곳 다한 바람처럼 정처없어할 때'
'몇 구절의 햇빛으로 읽혀'지는 '너'를 가진 당신은....
'가슴 두드리는 그리움'으로
'눈물' 마주하고 있을 때
내 곁에 있었던 이, 누구던가요...
햇빛 위를 떠돌다 먼지처럼 사라진들
당신의 영혼까지 껴안은 물방울이 되어 흘러내린들
당신 눈가에 한 송이 꽃으로 피었다 스러진들
내 정처없는 발자국을 당신은 알고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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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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